정보통신부가 마련한 광대역 통합망(BcN)구축 기본 계획안은 우리나라 정보인프라인 네트워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IT강국으로서 차기 종합정보망시대까지 이끌어가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현재 통신, 인터넷, 방송 등으로 나뉘어진 전송망을 하나로 묶겠다는 발상은 통신·방송의 융합·복합화에다 유비쿼터스 시대로 달려가고 있는 시대조류에도 맞는 것이다.
정부가 오는 201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2조원을 투입해 구축하겠다는 광대역통합망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송속도가 50∼1000Mbps급으로 통신·방송서비스 뿐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현재 초고속통신망의 속도가 1.5∼2Mbps급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정보를 받을 수 있을 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정부가 이용자 중심의 유비쿼터스 서비스 환경에 맞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이 광대역통합망이 우리나라를 정보통신 일등국가로 끌어올리는 핵심인프라로 자리잡을 게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지난 80년대에 2.4∼9.6kbps급의 협대역통신망 구축으로 통신기술 자립을 이뤘으며 또 90년도에 구축한 초고속통신망으로 현재의 정보인프라 강국을 이루는 등 전송망을 고도화하면서 산업발전은 물론 대외적 지명도를 높였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통부가 이번 계획을 통해 통합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법·제도를 통신·방송 융합시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융합시대에 주도부처로 부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음성위주의 통신망 상호접속제도를 음성·데이터·방송 등 이종망간 상호접속제도로 개선하고 사업자 분류를 콘텐츠 중심으로 전송·방송·정보서비스로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모두 정통부 규제를 받게된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이번 계획이 침체된 IT산업을 다시 부밍업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계획은 유무선·방송 가입자망을 광역화하는 만큼 신규 장비가 필요하다. 정부가 2조원을 망의 광역화와 함께 관련 장비기술 개발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가 이번 계획을 통해 IT산업의 침체 타개와 대외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의도도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앞으로 7년간 광대역통합망 구축과 관련된 민간투자 유발효과가 6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 정부가 광대역통합망 구축 기본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업계가 이 망을 통해 서비스할 새로운 멀티미디어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 뿐아니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업계도 광대역통합망과 관련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국가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관련 기업들의 성숙한 협력자세가 필요하다. 눈앞의 과실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관점에서 과열, 소모적 경쟁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구태는 거시적으로 국가는 물론 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정책이지만, 원천기술기반이 취약한 현실이고 보면 업계로서도 난제가 많을 것이다. 업계가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서비스수준협약제도(SLA)와 통신 방송 융합서비스 관련 법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지원에도 힘써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