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산업이 될 차세대 반도체를 조기에 산업화하기 위한 세부기획안이 나왔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쟁력을 발판으로 경쟁력이 약한 시스템온칩(SoC)분야를 집중 육성해 차세대 반도체산업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십이 확보되도록 하겠다는 방향 설정은 제대로 잡은 것이다.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차세대 반도체 육성 총괄 기획안을 보면 작년 150억 달러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을 오는 2012년에는 5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비메모리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산업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재 17%에 불과한 비메모리 비중을 오는 2012년 40%까지 끌어올려 기존 메모리강국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텔레매틱스와 같은 신산업 창출이 가능한 SoC를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나노공정제조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설계전문업체도 100곳이상 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의 비중은 크다. 특히 그동안 수출효자품목이었던 D램을 포함, CPU장착용 캐시메모리나 교환기용 S램 등 일부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정상의 수준에 올라 서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D램 분야에 편중되어 있다보니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메모리는 표준화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공정 효율을 높임으로써 원가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지만, 경쟁업체간 시설 확충 경쟁과 이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등락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더구나 세계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안팎이어서 더 이상의 파이를 키워나가기가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이에 비해 비메모리는 고유의 설계 노하우만 유지하면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술 집약적 제품이다. 최근 전자제품의 융·복합화 추세에 따라 SoC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가전이나 통신단말기 등에만 국한되지 않고 산업전자나 자동차, 항공기까지 응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개발비용 절감과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나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자부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발굴 후속 조치로 차세대 반도체 조기 개발 육성안을 제시한 것도 범용성 반도체로는 기술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시장의 흐름을 냉정한 시각에서 읽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간 비메모리부문 육성 전략이 용두사미로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획안도 단순히 탁상공론에 그칠 우려가 없지 않은 것도 아니다. 차세대 반도체 육성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과거와 달리 한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부가 지원할 곳은 지원하고 기업이 투자할 곳은 기업이 투자하도록 해야한다. 그래야만 정부 지원에 따른 무역마찰 문제를 피할 수 있고 연구개발자금의 효율적 집행도 가능해진다.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도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성장동력은 우리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나라의 기술 현황이나 정책 등을 면밀히 비교 검토해 개발 후에도 경쟁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