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 3사는 내년에 모두 1700억원어치의 방송장비를 구매할 전망이다.
2일 관련 방송사에 따르면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다소 줄어든 1700억원 가량을 방송장비 구매예산으로 책정, 방송장비 업그레이드 및 신규 도입에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상파방송 3사의 내년 서울 본사 예산을 집계한 것으로 아직 집계되지 않은 지방방송사의 투자예산을 합하면 금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지방방송사의 투자여력을 감안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만은 분명하다”며 “이는 경기침체와 디지털방송전환정책의 불투명으로 인해 방송사들이 보수적인 투자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KBS(대표 정연주)는 내년도 전체 예산 1조원 가운데 디지털전환장비와 기존시설 보강용으로 약 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금액은 올해 집행된 예산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로 KBS는 송신소와 제작장비 중계차 디지털방송구매를 수지전략에 맞춰 조정했다. 내년부터 오는 2007년까지 방송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약 200억원을 들여 디지털아카이브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방송사 관계자는 “내년에 5개 도권지역에 디지털방송 장비가 들어가야 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 문제가 남아있고 광고료 수입도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MBC(대표 이긍희)는 서울 본사에만 약 350억원에 지역민방은 약 500억원 정도가 책정됐다. 특히 디지털전환장비 구입은 지역민방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요 구매장비로는 HD장비·ENG카메라·편집기·HD디지털 CG편집 등이며, 아날로그 장비는 구매계획에서 제외됐다. 또 오는 2006년까지 67억원을 들여 디지털아카이브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 적용할 계획이다.
이 방송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보도에서도 HD급 방송시간을 늘려갈 방침”이라며 “HD외에는 기존 노후장비에는 투자가 더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대표 송도균)는 내년에는 본사 250억원, 9개의 지역민방은 본사 수준보다 약간 적은 200억원 규모를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 방송사는 스튜디오의 디지털화에 중점을 두고 올해 40%의 스튜디오를 디지털화했으며, 앞으로 2년간 스튜디오를 HD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메라·VCR 등이 주요 구매 대상이다.
이 방송사 관계자는 “지역민방의 투자규모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며 “특히 HD 전환과 관련해 50억원에 달하는 HD 중계차 도입에 따라 예산의 규모가 달라진다”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디지털방송 전환 불투명 등으로 총액 감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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