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석자:박재근 한양대 교수, 박경완 서울시립대 교수, 박영진 하이닉스 상무, 안성태 리디스테크놀로지 사장, 이철동 전자부품연구원 박사, 최일현 동부아남 부사장
◆ 사회:김형준 서울대 교수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으로 D램의 경우 세계 시장점유율 42%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는 원유 다음으로 무역 역조가 심한 품목이기도 하다. 이는 메모리 부문에 치중된 기형적인 산업구조로 인해 비메모리 부문에서 대규모 무역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2010년 반도체 초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아래 산·학·연 컨소시엄 중심의 차세대 메모리·나노전자소자·SoC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세대성장동력포럼이 주관하고 과학기술부와 전자신문이 후원하는 ‘제 2회 차세대 성장동력 테크노 좌담회’가 8일 오후 서울팔레스호텔에서 ‘반도체 초강국 실현을 위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전략’을 주제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김형준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는 박재근 한양대 교수의 주제 발표에 이어 패널로 참가한 박경완 서울시립대 교수, 박영진 하이닉스 상무, 안성태 리디스테크놀로지 사장, 이철동 전자부품연구원 박사, 최일현 동부아남 부사장 등 5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좌담회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사회(김형준 서울대 교수)=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방향과 산·학·연의 역할, 정부 정책 지원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자.
◇박영진(하이닉스반도체 상무)=메모리는 램과 보조 메모리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메모리 부문에서는 Fe램이 앞서 있으며 M램은 차세대 주력으로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어떤 메모리가 주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보조 메모리 역시 어느 쪽이 차세대 주력으로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분야는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가 요구되며 상용화를 위해선 보다 테스트가 필요하다. 특히 기존 메모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대규모 투자가 요구된다. 그러나 기존 국책과제는 기업체 참여를 유도하기엔 인센티브가 너무 적다. 따라서 차세대 성장동력 프로젝트의 경우 기업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학교나 연구소는 창의력있는 새로운 연구에 치중해야 한다. 수많은 재료와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는 국책과제 지원이 필요하다.
◇박경완(서울시립대 교수)=나노라는 말이 귀에 익을 만한 때가 왔다. 우리나라의 나노기술 투자 비율은 미국이나 일본의 10분의 1 규모다. 나노전자소자는 반도체 나노전자소자를 빼고 말하기 어렵다. 나노전자소자는 톱다운(Top down)과 바텀업(Bottom up)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는 톱다운쪽에 치중하는 기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바텀업 기술에 대한 비중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가 요구된다. G7의 D램 개발할 때 산·학·연 이후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 협동은 없어진 듯하다.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간 인적 교류를 통한 공동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철동(전자부품연구원 박사)=시스템온칩(SoC)분야가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못내는 것은 상품 개발에만 치중한 탓에 프로세서 등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설계분야의 전문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메모리 분야처럼 SoC분야 원천기술 개발 확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원천과 응용을 나눠 진행해야 하며 단편적인 기술인력이 아니라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또 프로세서연구소를 설립해 전문 인력을 배출해야 한다. IP를 검증할 수 있는 경비를 제공해야 하며 실리콘 검증에 필요한 경비 정도는 인정해줘야 한다.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해외 마케팅 지원기관 설립이 요구된다.
◇안성태(리디스테크놀로지 사장)=국내 팹리스 벤처기업은 규모가 너무 영세하며 파운더리와 백엔드 분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국내 기업들이 대만에서 기술 지원을 받으며 회사를 꾸리고 있다. 또 자금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 기술을 있지만 물건을 팔 수 없는 환경이다. 규모를 갖춘 회사를 선택해 집중지원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 인력 문제는 병역 특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규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을 활성화를 해야 하며 벤처투자의 규모있는 투자가 요구된다.
◇최일현(동부아남 부사장)=성장동력의 힘을 어디에 실어주는가에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리콘 파운드리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산업 구조가 종합화에서 분업화·전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신규팹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므로 새로운 팹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중소 IDM이 팹리스화되고 파운드리 업체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 진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또 버추얼 IDM을 구성하는 형태가 미래로 진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기술을 파운드리 기업이 리딩하는 추세다. 파운드리가 성장산업으로 부각되면서 파운드리가 메인 허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차세대 성장동력 프로젝트에선 파운드리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박재근(한양대 교수)=차세대 메모리인 Fe램·M램 등이 스케링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다. IBM 등이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를 누가 한다고 해서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일본의 산·학·연 모델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세대 메모리 소자 분야는 재료와 원천기술개발에 새로운 패턴 도입이 필요하다. 국가지원에 있어 기술료 징수제도가 없어져야 한다.
△박경완 서울시립대 교수=현재의 기술 개발 체제는 산학연이 너무 독립적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해 효율적인 추진과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학연의 원활한 인적 교류를 통한 효율적인 공동개발이다. 우리에게 D램 주도권을 빼앗긴 일본은 차세대 반도체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산학연의 원활한 인적 교류를 통해 기술 개발에 주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일현 동부아남 부사장=우리나라처럼 자원과 재원의 제약이 심한 나라는 컨소시엄 형태의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참여와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개발 과정상 상업화에 따른 적절한 규모의 현금과 이익 창출이 동반되지 않으며 기업은 장기적인 개발과제를 할 수 없다. 따라서 대규모 투자를 시행하는데 따른 국가적 차원의 접근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대만의 TSMC와 UMC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간화해서는 안된다. 이들 기업으로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의 효과를 높이고 국내 팹리스 반도체 기업의 육성을 위해 국내에 유력한 파운드리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안성태 리디스테크놀로지 사장=국내에서 벤처를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파운드리 기업들의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점이다. 미국 회사 중심의 팹리스 반도체 회사 중 대만 기업들이 세계 30위권 내 6개나 차지하는 것도 TSMC와 UMC와 같은 파운드리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철동 전자부품연구원 박사=기존의 연구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다. 나노종합팹과 특화팹 등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유용하게 사용될 인프라 기관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운영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 추진되는 인프라 지원시설을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사회=패널들의 토론 내용을 종합해보면 차세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은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 SoC에 주력해야 한다. 규모가 있는 팹리스 기업 육성이 필요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파운드리 지원이 절실하다. SoC에 대한 원천 기술 확보 전략이 요구된다.
중기적으로 차세대 메모리를 볼 수 있다. D램을 축소하고 플래시를 확대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2007년이 플래시가 D램을 장악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이 주도가 되는 국책과제가 필요하며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프런티어 사업이 필요하다. 나노전자소자는 10년내에 상용화하기 힘든 부분이다. 전세계가 이제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술의 격차가 없이 리딩할 수 있는 기회라 본다. 진정한 산·학·연의 체제를 갖추고 바텀업 방식의 탐색기술을 연구에 치중할 수 있다. 장비소재분야는 지원분야로 이런 장비를 평가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과기부에서 나노종합팹과 특화팹을 장비나 소재를 평가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차세대 반도체와 관련된 인력양성은 과기부에서 응용기술은 산자부에서 총괄해야 하며 과기부 과제는 기술징수료가 없도록 해야 한다.
<정리=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