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리그를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동안 게임리그를 주관해온 게임방송사들과 선수단 및 관련 기업들이 함께 나섰다. 목표는 기존 ‘한국e스포츠협회’를 한국 야구 위원회나 한국 농구연맹 등과 같은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스포츠 단체로 변모시키는 것. 게임리그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에서는 게임리그를 방송하기 곤란한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있어 아직 일반대중을 상대로 한 방송이 어렵다는 소식도 함께 들려온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실제로 지상파방송는 게임대회 출전 선수들이 선수단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오거나 대회장에 후원사의 광고물을 설치하는 등 케이블방송에서 가능했던 부분을 그대로 방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상파방송도 게임리그의 흡인력은 인정하지만 방송위원회의 제재 때문에 방송을 하려면 모든 로고를 가려야 해요.” 이에 대해 한 케이블방송사 PD는 지상파방송과 케이블방송에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방송위원회의 간접광고 기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특정 분야로 전문화한 케이블방송과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지상파방송의 기준이 다른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프로야구나 농구, 골프 등의 경기를 중계할 때는 경기장에 설치된 광고판이나 선수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 모자 등에 새겨진 구단 로고가 그대로 비춰져도 괜찮고, 게임리그는 후원사나 게임단 로고가 방송에 나가면 간접광고라는 기준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방송위가 게임리그를 건전한 문화 또는 정식 스포츠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데 있는 듯하다.
사실 게임리그는 게임문화이면서 대표적인 e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 프로게이머의 팬클럽 회원이 40만에 달하고 주요 대회 결승전에는 2만명에 이르는 관중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로야구의 전당인 잠실 야구장에서 게임대회가 치러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KTF 등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이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급의 경우 웬만한 프로야구 선수가 부러워할 정도의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게임리그가 프로야구나 프로농구 등의 스포츠와 비교해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인기도를 자랑하는 신종 스포츠로 우뚝 서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그럼에도 방송위가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게임리그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게임리그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스포츠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방송위 관계자들에 대한 업계의 설득 노력과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디지털문화 환경을 이해하려는 방송위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