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2라운드`

KCC, 현대엘리베이터 57만주 공개매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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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의 금강고려화학(KCC)에 대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처분 명령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12일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KCC, 대반격=KCC는 오는 18일부터 4월13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57만1500주(8.01%)를 공개매수키로 하고 12일 금융감독위원회에 공개매수 신청서를 제출했다.

KCC는 처분 명령을 받은 20.78% 지분 중 뮤추얼펀드 보유분 7.87%를 먼저 시장에 매각하는 동시에 이보다 많은 8.01%를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향후 처분 예정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사모펀드 12.91%에 대해서도 유사한 방법을 통해 처분량과 비슷한 물량을 재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37%대에 달해 현정은 회장측의 30.05%를 넘어서게 된다.

◇현대, 대응책 고심=전날 정 회장이 고발조치까지 당한 KCC가 예상 밖의 초강수를 둠에 따라 현 회장을 중심으로 현대그룹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대측으로서는 금감위가 KCC의 지분 재매입을 완전히 금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지만 현재로서는 KCC에 맞서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정도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중립 입장을 지키고 있는 범 현대가 지분(15%대)에 기대를 걸어 볼 수 있지만 이는 KCC측에서도 꾸준히 확보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전 불가피=KCC가 공개매수 기간을 4월 13일로 정한 것에서처럼 KCC의 이번 조치는 다음달 열리는 주총보다는 4월 이후의 경영권 싸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양측의 분쟁은 적어도 4∼5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 회장측이 추가 매입에 나선다면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KCC의 공개매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급상승, 상한가를 기록했다. KCC의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7만원으로 11일 기준 가격 5만9600원보다 17% 이상 높고 KCC-현대간 지분 매입 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