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기기업체 `안전 바람`

규제 엄격한 유럽시장 진출 늘며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주에 짓고 있는 자동차 공장에서 국내에서 적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자동화 기기 및 부품이 들어간다. 이곳에 들어가는 프로그래머블로직컨트롤러(PLC)나 스위치 등은 모두 회로의 오작동과 고장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의 안전 규격을 만족한다. 비록 초기 투자 비용은 부담되지만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작업자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안전도 중요하다’

 최근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 씨멘스, 한능테크노 등 국내에서 활동중인 자동화기기 업체들이 안전을 화두로 들고 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안전과 생산성은 정반대의 역학이라는 통념 때문에 국내 제조업체들은 직원 교육에 의존한 안전 활동외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유럽이나 세계 유수 기업들은 이미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모두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제조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 사례가 많아지고 여기에 장비 등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이 늘어나면서 국내 제조업체나 장비 업체들에게도 안전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자동화기기들은 국내에서 생소한 안전 개념, 유럽 안전 규격 등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은 26일 창원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전세계적인 안전 표준 동향과 이에 기반한 공장 및 장비 설계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전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회사가 안전을 화두로 내세운 세미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의 김상수 차장은 “국내에서는 작업장 안전에 대한 자동화기기 차원의 개념이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EN954-1’이라는 규격을 만족해야 공장이 가동될 정도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유럽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이나 이곳에 제품을 판매한 장비 업체들이 이 규격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PLC부터 스위치류에 이르기까지 TUV의 인증을 받은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씨멘스도 최근에 안전 제품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움주부터 ‘이노베이션 투어’라는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안전에 대한 세미나도 함께 열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안전을 강화한 PLC를 국내에 소개했으며 자사의 필드버스인 프로피버스에 안전을 가미한 프로피세이프라는 새로운 규격을 내놓았다. 또한 안전성을 높인 센서도 출시했다. 이 회사의 송석순 부장은 “최근 국내업체로부터 안전에 대한 세미나를 요청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국제 규격이 국내에 조금 늦게 적용되는 만큼 국내에도 조만간 안전 규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본 미쓰비시의 국내 자동화사업법인인 한능테크노도 최근 이중화시스템 장비를 선보이는 등 안전성을 높인 자동화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은 오는 2008년까지 전세계 공장에 안전성을 높인 ‘CIP 세이프티’ 규격을 적용키로 발표한 바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