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오랜 세월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오면서 제자들의 요구에 의해 많은 책을 권해 주었다. 그 중에서도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는 모든 학생들이 공감한 책 중의 하나이며,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여행 길잡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인문서로서는 보기 드물게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답사’라는 새로운 여행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문화기행문’의 출간을 촉발시키는 등 적지 않은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된 데는 나름대로의 계기도 있었다.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이 생겨 다산 초당을 찾게 되었을 때다. 여행 중 시간 좀 때울겸 구입한 책이 나를 사로 잡았다. 작가의 유려한 필치와 해박한 지식에 경탄의 말이 절로 나왔다.

 일찍이 옛 선현들의 글씨를 취미로 모아 나름대로 안목도 있다고 자부했으나, 작가의 다산과 추사에 대한 견해에는 저절로 무릎을 치게 됐다. 소름이 끼칠 정도의 글의 날카로움을 느꼈다. 더구나 다산 초당을 찾았을 때, 그 주변의 느낌을 어쩌면 그렇게도 잘 묘사했던지, 책을 읽지 않고 갔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작가가 보여 주는 전통가치에 대한 안목은 대단한 것이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릴 돌 하나, 글씨 하나에도 작가의 날카로운 붓이 지나가면 생명을 갖게 했다.

 문화재를 둘러싼 역사의 희비극에 대한 통찰 역시 구구절절 가슴으로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번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우리 것에 무지했던가를 느꼈다. 얄팍한 지식을 갖고 우리 말을 가르친다고 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본문 중에서)

 내 것을 알지 못하고는 남의 것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세계로 나가야 할 우리 젊은이들에게 먼저 우리 것을 살펴 보라고 하고 싶다. 배낭을 메고 세계로 나가기 전에 이 책을 들고 우리 산야를 먼저 살펴 보라고 하고 싶다. 애정을 갖고 우리 것을 알아갈 때 전과 같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느끼고 배우게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이 책을 펴 들고 다음 여행지를 꿈꾸고 있다.

 <유두선 코리아에듀 사장 sun@koreaed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