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의 한계는 없다

지난해 5월 CR188T전문회사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구미 공장 전시관 한 켠에는 브라운관의 두께를 크게 줄인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이 전시품은 전혀 동작하지 않는 컨셉트 제품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뒤 대구의 EXCO IMID 전시장에는 멋지게 작동하는 슬림 브라운관이 대거 선보였다.

 ‘디스플레이가 진화하고 있다.’

 기존 관념,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진화된 제품들이 이번 IMID 2004에서 속속 등장하면서 디스플레이의 한계도 극복되고 있다.

 삼성SDI,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브라운관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15㎝나 줄인 슬림 브라운관을 개발했고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SDI 측은 “일본의 소니 소니와 MTPD(마쓰시다와 도시바 합작회사), 미쓰비시, 히타치, 대만의 중화영관 등 TV와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방문했다”며 “특히 MTPD의 경우 7명의 개발 인력이 빅슬림 주위를 계속 돌면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고 기술에 대한 궁금한 사항들을 자세히 물어보는 등 열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IMID 2004 행사에서 전시한 300ppi VGA(640×480)급 2.6인치 중소형 디스플레이도 아모포스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 기존의 아몰포스실리콘 기술은 150ppi가 한계라고 여겨졌다. 이를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LCD원천 국가인 일본 기업들은 아몰포스의 한계를 너무 쉽게 인정, 저온폴리(LTPS) 방식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한계를 잇달아 깨트리자 일부 라인을 아모포스로 전환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IMID에서 부품 수를 대폭 줄인 싱글 스캔 방식의 42인치 HD급 PDP TV를 선보였다. 싱글스캔 방식은 드라이버 IC, COF패키지, 드라이버 보드 비용을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PDP 모듈의 가격을 200달러가량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는 화소수 증가에 따른 구동시간 확보, 복잡한 구동회로, 제품신뢰성 등의 이유로 일본 기업들도 포기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경쟁사들도 싱글스캔 기술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LCD 개발팀장 김상수 전무는 “디스플레이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할때 또 다시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 이를 극복하곤 했다”며 “현재 TV용 LCD 패널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로부터 아직까지는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지난 95년에 1400달러에 달했던 9.4인치가 불과 3년 뒤에는 2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경험이 있어 가격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일간의 행사를 마친 IMID는 한계를 극복해가는 디스플레이 업계들의 노력들이 새삼 강조된 행사로 기록됐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