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2분기 실적 반등 보인다

LG엔솔, 1분기 흑자전환
삼성SDI·SK온 반등 예상
전기차 수요 회복 긍정요인
美 관세 불확실성은 변수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과 소재사들이 2분기부터 점진적 수요 회복을 예상해 배터리 산업이 다시 활성화될 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은 불안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30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한 분기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2분기에 북미 주요 고객사 전기차 판매가 견조하고 원통형 배터리 신모델 출시로 매출 임팩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삼성SDI와 SK온도 실적 반등이 점쳐진다. 삼성SDI는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1분기 영업손실 2993억원을 기록한 SK온은 전기차 신차 출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이같은 전망은 배터리 소재사들도 같았다. 양극재 제조사 엘앤에프의 1분기 영업손실은 1403억원으로 전 분기(-1982억원)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4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 1분기에 흑자 전환하면서 “양극재 판매 실적 지속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전기차 수요 회복과 함께 미국 배터리 공급망에서 '탈(脫)중국'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점이 실적 개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는 모두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정책 변화에 따른 대외 변동성이 커 전방 수요 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은 재무 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수요 하방 리스크에 대응, 효율적인 투자 집행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30% 이상 줄일 계획이다. 신규 공장 증설은 하지 않고, 기존 생산 라인 효율화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SDI도 “기존 라인과 설비 전환으로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감축, 투자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 서산공장 전경. (사진=SK온)
SK온 서산공장 전경. (사진=SK온)

SK온의 투자 기조도 동일하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최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생산 라인 운영 효율화와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 3사는 투자비 절감과 함께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급성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ESS 공장을 건설하지 않는 대신 미시간주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 2분기부터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SK온도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를 검토 중이다.

배터리 3사 실적 추이 - 단위: 억원. (자료=각사)
배터리 3사 실적 추이 - 단위: 억원. (자료=각사)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