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고속망 세계화를 기대한다.

 한국의 초고속망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초고속망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기대해 봄직한 일이다.

 ‘부산 ITU텔레콤아시아 2004’에 참가한 KT는 이란과 알제리에 초고속망을 수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KTF 등도 외국의 각료나 사업자들과 수출상담을 통해 협력방안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인터넷 강국인 한국이 세계IT산업을 주도하려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야 함은 당연하다. 더욱이 우리 경제가 침체하고 수출 확대만이 경제회생의 지름길이란 점에서 통신사업자의 초고속망 세계화는 기대를 갖게 하는 사업이다.

 KT는 8일 이란의 주요 초고속인터넷사업자(ISP)인 아시아체크에 오는 2005년까지 총 20만 회선, 2600만달러(312억원)어치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KT는 또 알제리의 알제리텔레콤과 초고속인터넷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한다. KT는 이번 계약으로 중국과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동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등지에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하나로텔레콤도 말레이시아텔레콤과 ADSL사업 공동 추진방안을 모색했고 태국·아프가니스탄·이란의 장·차관들을 만나 초고속인터넷 구축 사업진출 방안을 협의했다고 한다. KTF도 최근 수출계약을 한 대만 비보텔레콤과 추가 협상을 벌였다. SK텔레콤은 베트남·인도 등의 장관 및 사업자들을 만나 CDMA 및 무선인터넷 수출을 위한 상담을 벌였다고 한다.

 이 같은 초고속망 세계화의 효과가 당장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산ITU텔레콤아시아 2004’를 통해 이 행사에 참석한 30여개국 IT각료 및 현지 사업자들과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초고속망 세계화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국내 시장규모가 한계점에 도달해 새로운 수입원 발굴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 이의 방증이다. 국내 시장의 포화 및 성장엔진 부재로 매출액 증가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극복하려면 해외 진출을 통한 차세대 성장엔진의 발굴이 필요하다. 더욱이 통신시장 개방으로 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이 해외투자나 수출시장 개척에 나설 경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내부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정보화에 역점을 둔 결과 IT인프라 구축이나 사용면에서는 세계 정상에 올라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나 소프트웨어는 대부분이 외산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장비나 소프트웨어가 별로 없다. 이러다 보니 우리는 IT생산강국이 아닌 소비강국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소비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용량이 커질수록 외산장비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외화지출액도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 강국으로서 초고속망 세계화의 알찬 수확을 거두려면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을 기반으로 서비스와 함께 장비산업의 해외진출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수립해 초고속망 세계화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