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금융권이 금융IC카드(스마트카드)를 발급할 예정인 가운데 현금자동입출기(CD/ATM)가 스마트카드에 부착된 칩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드러나, 은행권이 실태파악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주장대로 손상 원인이 CD/ATM으로 밝혀질 경우 10월로 예정된 마그네틱 현금 및 신용카드의 스마트카드 전환 작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은행의 점포 안팎에 설치한 CD/ATM이 스마트카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IC칩을 손상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IC카드 실무팀 회의에서 공식 제기돼 논란이 됐으며 참석자들은 “필요할 경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금융IC카드 전환작업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카드 솔루션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CD/ATM 제조사가 10월부터 발급예정인 금융IC카드에 대해 CD/ATM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모 카드업체가 만든 26장의 카드 중 7장이 손상됐다”며 “모든 스마트카드업체가 전반적으로 이러한 카드작동시 오류문제를 조금씩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 대해 “현재 설치된 CD/ATM이 마그네틱형 카드에 맞추어 제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의 ATM은 카드의 마그네틱 테이프 부분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 카드 삽입시 롤러가 중앙부분을 지나가도록 되어 있으나 중앙부에 칩이 설치된 스마트카드의 경우 이 롤러가 칩과 마찰하면서 손상을 입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문제는 지난해 10월 한 은행이 발급한 교통겸용 현금스마트카드에서도 발생했으나 플라스틱 롤러를 채택한 CD/ATM이 압력이 높아 카드문제를 야기한 것으로 보고 고무롤러로 부품교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일단 CD/ATM에도 문제가 있지만 국제규격에 맞춰 만들어진 일부 스마트카드도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모 카드업체의 카드가 집중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은 제조상의 문제임을 의미한다”며 “하자는 제품이 CD/ATM 내부 롤러와 마찰하면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D/ATM제조사들은 “정확한 조사 후 대처하겠지만 장비뿐만 아니라 카드제조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