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을 클러스터의 기적으로 다시 일으키자.’
대한민국이 ‘제2의 경제 도약’을 위한 출발점에 섰다. 참여정부가 국토의 균형발전과 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통적인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로 바꾸는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경제발전 모델이 대전환기를 맞게 됨에 따라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정표를 마련하고 ‘클러스터’라는 수단을 만들어냈다.
기술·지식의 창출과 확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지난 95년 이래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소득 1만달러의 함정’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오는 2020년 이내에 △미국의 실리콘밸리 △스웨덴의 시스타 △핀란드의 울루 같은 초일류 산업단지를 전국에 2∼3개는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1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6월에는 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골자로 한 ‘제1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안’을 발표한 것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혁신 클러스터 정책은 국가산업단지 중 혁신역량이 우수한 △창원 △구미 △울산 △반월·시화 △광주 △원주 △군장 등 7군데를 시범단지 클러스터로 지정, 세계적인 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총 수출의 72%를 차지하는 이들 산업단지에 연구개발 역량을 보완하는 등의 체질개선을 통해 고효율의 산업구조로 바꿔나가자는 구상이다.
지난 7월부터 두달여간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8차례에 걸친 지역혁신토론회는 지역 스스로 자립의지를 다지고 혁신의지를 가다듬는 등 ‘내공’을 쌓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고 정부의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에 대한 지방의 이해폭을 넓힌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클러스터 전쟁중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핵심과제로 생산과 혁신 기능이 복합된 한 클러스터 구축경쟁에 진입했다. 이미 50년대에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클러스터 중심대학의 지원을 확대해 오늘날 세계적인 클러스터를 자랑하고 있고 프랑스도 70년대에 소피아 앙티폴리스라는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정책과 산업정책이 통합된 혁신클러스터 육성이 새로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산업클러스터 지도화 및 실천로드맵을 작성해 시행중이고 일본도 2001년 19개 광역권 산업클러스터 계획을 마련, 본격적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중심으로 ‘클러스터 포커스 그룹’ 중심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핀란드는 8개 산업클러스터 대상으로 정책을 마련한 상태다.
이 같은 세계적인 움직임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지난 40여년 간 추진해 온 하드웨어 중심의 사전적 ‘공장배치’ 정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집적(클러스터) 활성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인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7개 시범단지의 연구개발과 기업지원서비스 기능을 높이기 위한 방안 모색에 힘을 실어 단순한 생산시설로만 이뤄졌던 이들 산업단지에 연구와 교육기관·주거지역까지 편입시켜 지역경제를 주도할 거점도시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말까지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내년부터 해마다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혁신 클러스터 육성은 모든 산업단지에 적용돼야 하지만 일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비중이 큰 7개 단지부터 먼저 추진하고 이를 점차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혁신 클러스터는 단순히 기업들이 한 군데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의 획기적 고양을 위해 기업과 인력양성기관·마케팅기관·대학·연구소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산업단지의 혁신 클러스터화로 오는 2008년까지 3만9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1160억달러의 수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 혁신클러스터단지를 중심으로 지역산업기반이 강화되는 동시에 지역경제의 핵심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