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은 반도체·컴퓨터·통신 등의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 어느 새 인류 역사에 또다른 산업혁명이라 할 ‘디지털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디지털 전자산업의 급속한 변화와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산업은 특히 디지털화와 함께 △네트워크화 △컨버전스화 △인텔레전스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내수시장의 경우 △디지털 AV 기기 △LCD 모니터 △백색가전 △카메라폰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수출부문에서도 이같은 첨단화 추세와 함께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30% 내외의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한편으로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원천기술의 부족으로 중국 등 후발주자와 선진국사이에서 끼인 ‘넛 크래커(Nut Cracker)’상황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상황에서 디지털 선진국의 위치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핵심 전자부품·소재산업의 취약성으로 인해 수출이 증가할수록 수입도 동반해 증가하는 수입 유발적 산업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개선의 노력은 그러나 디지털왕국인 코리아의 기치아래 극복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전자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2000년대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아날로그TV가 디지털TV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오디오테이프·아날로그 캠코더·비디오테이프 등도 MP3·디지털캠코더·DVD 등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디지털가전이 독립적인 제품(스탠드 얼론)형태에서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화로 발전하면서 휴대인터넷·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위치기반서비스(LBS)·디지털방송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출현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표준·사업자 허가·관련제품 개발 등의 상호 연계성도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엔 가전과 휴대폰의 경계가 붕괴되기 시작한 데 이어 각종 디지털기기 영역간에 상호침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DVD와 VCR를 합쳐놓은 콤보 제품이나 디지털TV와 DVDP를 합쳐놓은 컨버전스 제품들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디지털기술은 또 바이오기술(BT)·나노기술(NT) 및 전통산업과 접목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전통산업과 IT의 컨버전스(융·복합)화는 △기계와 IT·환경기술(ET)을 망라한 미래형 자동차 △기계와 IT를 결합한 지능형 로봇 △가전과 IT를 접목한 디지털TV 등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냈다.
◇첨단제품의 테스트베드로서의 한국= 한국은 △시장규모 △IT와 사회간접자본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 △노동 경쟁력 등에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금융, 물류 등의 서비스산업 수요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또한 거대 생산거점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접해 있어 중국시장 접근을 위한 관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풍부한 얼리아답터를 바탕으로 한 첨단 신제품의 테스트 시장으로의 부상은 한국을 세계 전자산업의 개척자이자 미래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성공의 조건=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와 컨버전스화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빨리적응하는 기업과 국가만이 새로운 디지털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단순히 일부 IT 기술에 의존하는 IT강국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산업 전반과 국가 전체에 빠르게 활용함으로써 전체의 경쟁력을 고루 갖춘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의미에서 전자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정부와 민간부문의 신속하고도 성공적인 디지털화는 디지털 강국으로 다가서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전자산업의 과거와 미래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태동기는 진공관식 라디오조립 생산을 시작한 지난 59년이다. 이후 60∼70년대에는 정부의 강력한 수출지향정책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유치가 늘어나고 수출산업공단 조성 및 제조 경험과 자체기술개발 경험이 축적되면서 고도 성장이 시작됐다. 80∼90년대는 반도체·VCR 등 대규모 투자사업과 고부가가치제품으로의 구조전환이 이뤄진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98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조정 및 주력산업화로 산업경쟁력이 강화됐고 2000년대 들어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등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전자산업 생산이 국내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년대의 3.2%에서 지난 2002년에는 26%로 상승했다. 특히 전자산업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년의 6.6%에서 지난해에는 38.5%로 높아졌고 70년에 2.3%에 머물러 있던 고용비중도 2002년에 21.2%까지 치고 올라왔다.
세계시장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생산규모면에서 미국·일본·중국에 이어 4위가 확실시 되고 있다. 개별 품목별로 보면 세계 1위 제품은 D램, TFT LCD, 무선가입자망 단말기, 컬러모니터, 편향코일 등 13개 품목에 이르고 2위 제품도 9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