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게임기대작 줄잇는다]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의 신화를 이어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는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이어나가려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야심작이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E3전시회에서 실시된 온라인 조사에서 42%의 지지를 얻으며 자타공인 최고의 기대작으로 선정된바 있다. 이 게임은 ‘워크래프트3:프로즌 쓰론’보다 3년 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종족들이 저마다 몰락한 왕국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새로운 위험이 다시 세계를 위협하게 된다. 플레이어들은 아제로스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동맹을 맺고 최종적인 승리를 위해 힘을 키워가야 한다.

 현재 북미와 한국에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중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아직 전체의 40% 정도만 공개됐음에도 게임의 완성도와 뛰어난 게임 플레이로 호평을 받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거치며 검증된 블리자드의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유저들의 특성을 파악해 친숙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띈다. 지속적으로 국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게임 내에 광화문, 석가탑 등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과 한복, 철제 갑옷 등 의복을 대거 투입해 국내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해외 온라인 게임으로는 최초로 ‘완벽한 한국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블록버스터 MMORPG를 표방하지만 게임 중독자는 사절한다.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해 오랜 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하면 얻을 수 있는 경험치가 줄어들게 한 것이다. 최고로 피로한 상태에서는 똑같은 활동을 통해 얻는 경험치의 양이 정상 상태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시스템은 게임 중독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시간 게임을 하는 유저들보다는 주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유저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마니아 게이머와 캐주얼 게이머 사이의 갭을 줄일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내 돈내고 내가 게임을 하겠다는데’라는 유저들의 반발심리만 잘 극복한다면 ‘피로도 시스템’은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필수 도입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완성도를 최우선요소로 삼고 꼭 필요한 부분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블리자드의 행보가 주목된다.

 

◇라스트 카오스

 새로운 형식의 MMO RPG ‘라스트 카오스(Last Chaos)’가 숱한 화제와 함께 게이머 최고의 기대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라스트 카오스’는 3년 전 국내 최초 풀 3D 온라인게임 ‘라그하임’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나코인터랙티브(대표 한상은)가 2년여 동안 비밀리에 개발한 게임. 지난 8월 게임제작발표회를 통해 처음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800만달러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달성한 ‘라스트 카오스’의 위력은 우선 뛰어난 그래픽에 있다. 배경에 담긴 눈부신 햇살과 대자연의 묘사, 화면 내의 모든 조형물마다 신경써서 작업한 사실적인 그래픽은 기존 온라인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화려함과 섬세함을 안겨준다.

 ‘이런 온라인게임도 있었구나. 라스트 카오스가 이미 세계 최고의 그래픽수준을 넘어섰구나’라는 것이 지난 8월부터 4차에 걸쳐 진행된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경험한 유저들의 반응이다. 이같은 그래픽 표현이 가능한 이유는 나코인터렉티브가 둠3와 같은 PC게임과 콘솔게임에서만 적용돼온 3D 그래픽 기술 ‘노말맵(Nomal Map)’ 기법을 세계 최초로 온라인게임에 적용하고 그래픽을 더욱 고급스럽게 처리하는 ‘필터링’ 기법을 동시에 구현했기 때문이다.

 ‘라스트 카오스’는 그래픽뿐 아니라 게임 시스템 측면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전망이다. 제작사는 MMORPG의 ‘단순 노가다식’ 게임 진행을 탈피하기 위해 ‘퍼스널 던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MMO RPG 공간에서는 어디에 가나 유저들이 북적대고 있는 것과 달리 수만 개의 가상서버 구현기술을 토대로 한 ‘싱글모드 플레이’ 기능을 통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던전 속에서 몬스터들의 돌발출현에 대항하며 차별화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상황에 따른 카메라 연출과 갖가지 이벤트들은 콘솔 게임에서나 가능했던 것이다.

 나코인터렉티브는 ‘유저와 함께 개발하는’이라는 컨셉트를 내세우며 클로즈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e메일과 홈페이지를 통해 유저들에게 ‘테스터를 위한 일일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이용자의’, ‘이용자에 의한’, ‘이용자를 위한’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 정신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라스트 카오스’가 올하반기 돌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썬

 ‘썬(SUN:Soul of the Ultimate Nation)’

 이름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MMORPG. 하지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온라인게임 ‘뮤(Mu)’의 제작사 웹젠(대표 김남주)의 차기 주력작이라는 사실만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웹젠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글로벌회사로 거듭난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 ‘썬’의 개발에 착수한 웹젠은 내년 E3에서 게임을 공개한다는 목표로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획자 홍인균씨에 따르면 개발작업은 콘솔게임의 특장점을 최대한 반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진행중이다.

 비디오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게이머들이 손쉽게 적응할 수 있는 스타일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찾는데 효과적이다. 각 캐릭터들의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손맛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고 계곡 위에서 뛰어내리거나 문을 열고 우르르 튀어나오는 몬스터 등 기존 MMORPG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연출도 강화한다. 물론 강제성을 띈 레벨업 위주의 캐릭터 성장방식과 천편일률적인 몬스터 잡기 등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점도 ‘썬’에서 상당 부분 개선될 전망이다.

 이처럼 ‘썬’의 주된 방향은 게임플레이 시간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전투에서 특별한 재미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MMORPG에서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라는 감탄사를 유저들에게서 끌어낸다는 목표다.

 게임의 세계관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어둠에서 빛을 찾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관 자체는 판타지에 근거하면서도 천편일률적인 판타지와는 다른 퓨전 형식의 배경을 제공한다. ‘엘프(Elf)는 민첩성이 높으니 활을 잘 쏠 것이다’라는 통념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게임 음악을 유명 영화음악감독인 ‘하워드 쇼어’가 맡게 된다는 소식에서도 웹젠이 차기작 ‘썬’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워드 쇼어감독은 ‘양들의 침묵’ ‘패닉룸’ ‘필라델피아’ 등 25편 이상의 영화음악을 맡아왔으며 특히 ‘반지의 제왕’ 시리즈 영화음악을 작곡해 3개의 아카데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게임음악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썬’의 게임음악은 제작이 끝나자마자 글로벌 메이저 음반 유통사를 통해 전세계로 발매된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인기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김학규씨가 설립한 IMC게임즈와 국내 대표적인 게임 퍼블리셔 한빛소프트가 손잡고 개발하는 MMORPG 기대작이다.

 클로즈 베타 서비스 전에 이미 중국 상하이의 온라인게임 운영회사인 더나인, 더나인의 100% 지주회사인 홍콩의 게임나우 등과 계약금 600만달러 및 러닝 로열티 32%를 받기로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을 만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인터넷 상에 공개된 몇 장 안 되는 스크린샷과 짧은 동영상만으로 최상의 그래픽을 기대하게끔 한다. 액션 콘솔게임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타격감을 전달하는 전투신과 세밀하게 표현된 도시의 모습들.

 하지만 이 게임의 위력은 그래픽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개발진의 설명이다. 최대 3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컨트롤하면서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의 캐릭터로 팀을 구성해 전술의 다양성을 높이거나 모두 같은 클래스의 캐릭터로 팀을 구성해 효과를 집중시킬 수 있다.

 즉 세 캐릭터 모두 전사의 조합이라면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고, 전사와 마법사의 조합일 경우는 특성차를 이용한 전략적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이같은 파티플레이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독불 장군식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사람은 하나의 캐릭터만을 집중 육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탠스’라는 개념도 눈에 띈다. ‘스탠스’는 게이머가 하나의 무기를 여러 방식으로 사용함으로써 공격을 위한 자세나 방어를 고려한 자세를 취하는 일종의 가변적 전투모드를 뜻한다. 각 ‘스탠스’에 따라 전투력이나 사용 가능한 스킬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나무막대처럼 꼿꼿하게 서서 특징 없이 서로 무기를 휘두르는 천편일률적 게임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치적 요소의 도입은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같은 국가나 동맹국에 소속하는 플레이어 캐릭터끼리는 서로 공격할 수 없으며 일정 기간마다 선거를 통해 플레이어들중에 영주를 뽑게 된다. 이들은 일반 플레이어가 할 수 없는 행동, 예를 들면 게이머를 한 곳으로 모으거나 국가간 무역을 진행하는 등의 일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처음에는 아름다운 그래픽의 신작 MMORPG를 즐기다가 2∼3개월 지나면 복수의 캐릭터를 조작한 대인전을 즐기고 중장기적으로는 정치적인 활동에 재미를 느끼면서 플레이 타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