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훈의 게임 중계석]e스포츠도 산업이다

불황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의 인사말이 “괜찮으세요?”다. 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률 예측에서부터 동네 음식점의 손님이 줄어드는 데 까지 온 나라가 다 불황의 늪에서 허덕거리는 중이다 보니 사람들의 이마에 새겨진 깊은 주름살이 그저 엄살만은 아닌 모양이다. 더구나 이 불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구조가 새롭게 재편되는 와중에 생겨난 것처럼 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장기불황으로 이어질가 불안하다.

‘구조적 불황’이라는 것이 그렇다. 경제의 기초가 되는 생산시스템이 잘 돌아가야 그것과 연관된 유통과 판매, 마케팅이 함께 돌아가게 된다. 그래야 고용이 창출되고 이는 다시 소비로 연결된다. 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사이클이다.

필자는 최근에 노트북을 한 대 구입했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외산 제품인데, 사고 보니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적혀있다. 그렇다고 해서 눈살을 찌푸리거나 품질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는 않는다. 사실 기업이야 똑같은 품질의 제품이라면 적은 비용을 들여야 더 싸게 많이 팔 수 있으니 생산원가가 적게 드는 생산지를 찾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산 제품이라고해서 싸구려라고 인식하지만은 않는다.국적 기업의 철저한 생산 관리 시스템을 그곳으로 옮겨 한국에서 만드는 것과 별반 차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공업 선진국에서나 잘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인식되었던 제품들의 생산 기지가 중국으로 옮아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다국적 기업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한국 기업도 원가 절감을 주된 이유로 너도 나도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그 말은 한국은 단순 조립과 생산만으로는 더이상 메리트를 갖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구조적으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며칠 전에 만난 한 기계 공학과 교수님은 “더 이상 저부가가치 산업은 한국에서 발붙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해외에서 부품 가져다 조립이나 하는 산업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IT, BT, NT, CT…등으로 이름 붙여진 것들이다.

e스포츠는 어떨까? 한국에서 출발하고 한국이 전 세계 가장 발전되어 있다는 e스포츠가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방편은 없는 것일까? 얼마전 문화관광부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연간 25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지표는 한국 전체 게임 시장의 5%라고 한다. 이제 막 발전기로 접어든 세계 e스포츠 시장에 이 지표를 대입하면 2007년도쯤 세계 e스포츠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7조원에 달한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무수히 많은 세계 시장의 경쟁자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세계 최고의 저변은 가지고 있다면 연간 7조원의 세계 시장을 한국이 선도하게 될 수는 없을까? 그 대답은 아마도 한국의 e스포츠가 얼마나 산업화 되느냐, 그리고 얼마나 세계 시장을 향해 열려있게 될 것인가로 귀결 될 것이다.

<게임케스터 nouncer@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