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선전포고`

케이블방송업계가 통신사업자들이 추진중인 IPTV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방송위원회에 공식 전달하는 한편 대응 기구 본격 가동에 나섰다. 이로써 수면밑에서 IPTV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온 KT,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유삼렬)는 최근 방송위원회에 ‘IPTV에 대한 케이블TV업계 입장’이라는 문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IPTV가 방송법(제2조, 7조)상 방송 역무에 해당하며 구체적으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역무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IPTV가 통신서비스 중 부가서비스라고 주장해온 통신사업자와 정보통신부의 의견에 정면 배치된다.

케이블방송업계는 공식 입장 표명과 함께 최근 방송통신융합법특별위원회(위원장 이덕선)를 발족해 내년 1월말까지 IPTV를 포함해 변화하는 방송·통신 환경에 맞는 법 개정 초안을 마련해 건의할 예정이다.

◇통신사업자에 선전 포고=IPTV는 IP망을 통해 50개 이상의 방송 채널을 방송 시간표에 따라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로, KT와 하나로텔레콤이 내부적으로 추진중이다. 특히 KT는 미디어그룹으로 진화한다는 전략하에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달 방송시스템 구축을 위한 RFI(정보제공요청서)를 발송한 상태다.

시청자 입장에선 IPTV가 디지털 케이블방송과 똑같으며 단지 전송 인프라만 다를 뿐이어서 통신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업자간 갈등을 일으켰다. SO들은 KT가 IPTV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가입자 확보를 놓고 격전을 치뤄야 하며 후발사업자인 KT가 저가 정책을 펴면서 성공하면 자칫 지역 SO가 붕괴할까 걱정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IPTV가 케이블방송과 같아 규제의 형평성 차원에서 통신사업자에게도 SO와 똑같은 규제를 할 것을 요구했다. 즉 △허가를 통한 진입규제 △지역사업권 제도 △채널편성, 운용 등에 대한 각종 규제 △소유 및 겸영 제한 △외국자본의 출자 제한 등의 규제를 요구한 것. 이러한 규제를 따르면 KT의 IPTV 상용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협회는 IPTV 서비스에 관한 법적 검토 작업도 끝마쳤다고 자신했다.

◇조심스러운 통신사업자들=케이블방송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는 여전히 말을 아낀다.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은 IPTV가 기존 전기통신사업법 영역에서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보고, 막바지 기술개발중이지만 아직 최종 기술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데다 세부 전략도 마무리 짓지 않은 상태여서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번 케이블TV방송협회의 공식적 입장 표명은 통신사업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대응을 요구했다. KT 관계자는 “아직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해보지 않았다”면서도 “IPTV를 보는 관점에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석부터 조정해야할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통·방 융합은 이미 세계적 추세이나 우리나라만 유독 통신사업자의 방송서비스 제공을 막고 있다”면서 “서로 규제를 강화하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상호 진입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게 급선무 아니냐”고 반문 했다.

정지연·성호철기자@전자신문, jyjung·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