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 연구개발센터
분당 서현역. 최근 정보기술(IT)업체가 들어서고 있는 이 거리엔 연 면적 1300평, 지상 8층·지하 3층 규모의 회색 건물이 있다. 외형으로 보면 평범한 건물이지만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산실이라는 점을 알고 나면 경외심까지 들 정도다. 이곳이 바로 티맥스소프트의 연구개발(R&D)센터다.
국내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10층 규모의 전체 건물이 소프트웨어 R&D를 위한 장소라는 점에서 놀랄 만하다. 단순히 규모만 국내 최대가 아니다. R&D센터에는 최고 기술책임자(CTO)인 KAIST의 박대연 교수를 비롯한 회사의 전체 인력 중 40%에 해당하는 150여명의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인력이 상주해 있다. 절반 이상이 KAIST·서울대·포항공대 출신의 석박사로 구성돼 있다.
R&D센터가 이처럼 우수 인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정원을 별도로 규제하지 않는 티맥스소프트의 기업 문화 때문. 적재적소에 필요한 우수 인력이 응시를 한다면 정원과는 상관없이 뽑는다는 원칙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관에 들어서 한층 한층 올라 가면 미국에서나 볼 수 있는 연구 환경에 놀란다. 연구실이 1인 1실, 2인 1실로 구성돼 연구 활동에 방해받지 않도록 편의를 최대로 고려하고 있다.
연구소는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와 프레임 워크를 전문 연구하는 EA실 △미들웨어 기반 통합 플랫폼 연구실인 WAS실 △난이도가 높은 분야로 꼽히는 데이터베이스(DB)를 연구하는 DB실 △TP 엔진을 바탕으로 각종 전문 기능 솔루션을 종합 연구하는 TP 실 △자바 버추얼 머신(JVM), 운용체계(OS)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중인 코어실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솔루션을 비롯한 BI·APM을 연구하는 BP실 △산업별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AP개발실 △그 외 제품테스트와 버전 관리, 고객사 시스템에 따른 기술 지원까지 최종적으로 감당하는 품질 관리실로 구성돼 있다. 한 마디로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모든 플랫폼을 연구, 개발하는 곳으로 병원으로 비유하자면 종합 병원과 마찬가지다.
박대연 R&D센터장은 지금의 연구소 규모에 만족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2010년까지 2000여명의 인력이 상주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부지 매입과 더불어 인력 확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R&D에서 개발 기능이 80%에 달한다”며 “정상적인 연구 센터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조사 기능을 강화해 개발과 조사가 균등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하이트랙스 RFID 기술연구소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하이트랙스(대표 한경환) 기술연구소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구소는 오히려 개발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모든 연구원이 미래 상용 기술의 하나로 떠오른 전자태그(RFID) 분야를 선도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 이 회사 한경환 사장은 “RFID분야는 이제 시작”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 사장의 각오는 우직할 정도로 확고하면서 단순하다. 좁은 국내보다는 더 큰 시장에서, 더 큰 기업으로 성공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하이트랙스 연구소는 RFID와 관련해 칩에서 태그·응용 애플리케이션까지 종합적인 개발 라인업이 강점이다. 박경철 연구소장은 “이미 미국 매트릭스와 기술 공유를 통해 RFID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며 “지금은 국내 시장에 적합한 응용 모델, 분야별 특정 시장을 위한 제품 설계와 제조를 위한 기술력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사업 성과에 비춰 보면 이는 결코 ‘빈 말’이 아니다.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RFID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지난 2월 비록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지만 RFID 안테나를 개발해 미국 매트릭스사에 1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900MHz 대역에서 해외 시장에 제품이 공급되기는 하이트랙스가 처음이다. 이어 지난 10월 미국 산미나사에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UHF RFID 수출 전문업체로 새롭게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소 주도로 RFID 분야의 다양한 코드를 읽고 번역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다중 코드 관리 시스템’으로 이름 붙인 이 제품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RFID 표준, 미국 국방부와 월마트에서 추진중인 물류용 EPC, 일본에서 제안한 U코드는 물론 ISO 와 EPC가 표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코드를 단일 리더로 모두 인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박경철 소장은 “RFID 분야가 다양한 표준으로 상용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RFID 현장 적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소답게 포부도 대단하다.
“시장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시장을 키워야 산업도 살고 기업도 살 수 있습니다. 이미 분야와 업종별로 다양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한경환 사장은 “자체 기술력으로 경량화·소형화·고품질의 RFID 제품을 개발해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미국 등 전세계로 진출,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RFID 선도기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정훈 기자@전자신문, existen@
◆엠텍비젼 SoC 연구소
구로 디지털 산업단지 내 위치한 코오롱 테크노밸리 빌딩 6층·8층은 지난 5년간 365일 24시간 불이 켜져 있었다.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엠텍비젼 SoC 연구소의 연구원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무실 같지만 이곳에서는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와 모바일 카메라 솔루션이 개발된다. 여러번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의 제품을 개발해 최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9년 회사 설립과 동시에 만들어진 이 연구소는 칩 설계,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지원 조직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구인력이 전체 회사 인력의 3분의 2에 달하는 1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연구소는 초기에는 감시카메라에 사용되는 저조도용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후 연구 분야를 넓혀 MP3 카메라를 개발해 2000년에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2000년 지문인식 카메라 모듈, TV용 원 칩 카메라 모듈 등을 개발했으며, 음성 리코딩 내장 카메라 IC(MV301)의 상용화로 IC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2001년에는 국내 최초로 모바일용 외장형·내장형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CCP)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소는 2002년 5월부터 모바일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때부터 개발한 것이 △내장형 모바일 카메라 IC(MV305) 시리즈 △국내 최초 130만 화소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 △국내 최초 300만 화소 CMOS/CCD 이미지 센서지원 카메라 시그널 프로세서(CSP) 등이다. 최근에는 영상통화 기능을 갖춘 하드웨어 기반의 MPEG4 CAP ‘MV8602’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동시 화면저장과 전송 기능을 갖춰 3G시장에서 요구되는 영상 통화가 가능하며, 하드웨어 기반의 MPEG4를 적용해 이제는 휴대폰으로도 끊김 없는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소 최대 결실이다.
연구 2실의 정상만 책임위원은 “정지 영상부문에서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본격 집중하고 있는 동영상과 3차원 부문에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올해 1월부터 지난 5년간의 결실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우선 본사와 합쳐 새로운 연구환경을 갖추기로 했으며 휴대폰의 차세대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물리적으로 본사와 위치가 가까워졌다는 것 말고도 개발과 더불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본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