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신년특집]컨버전스 제품 시장을 주도한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최강자로 부상한 휴대폰이 울음을 터뜨린 지 20년이 됐다.

우리나라가 무선 이동통신을 도입한 88년 당시만 해도 휴대폰은 일반인들의 눈에 생소했다.소위 세상을 앞서간다는 사람들이 허리춤에 벽돌만한 무전기를 차고 다니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시절, 휴대폰은 기이한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90년대 초 대부분 사람들의 눈에 무전기 같은 휴대폰을 들고 길거리에서 통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경찰 또는 공무원 등 특수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더욱이 어느 누구도 벽돌 모양의 무전기인 ‘휴대폰’이 오늘 날 디지털 기기의 제왕에 오를 것으로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20년 뒤 오늘 날. 당시 가진자들만의 상징물로 여겨졌던 휴대폰은 디지털 생태계를 군림하는 황제의 자리를 꿈꾸고 있다.

전국의 3600만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휴대폰 알림시계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지하철속에서 3D게임을 하면서 퇴근을 하고 휴대폰을 통해 가정의 보일러를 켜는 등 실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벽돌같은 단말기에서 디지털의 제왕으로’=20살에 불과한 휴대폰이 일상 생활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는 통신기능은 이미 고전이 된 지 오래다.

이제는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컨버전스 단말기가 트렌드 변화를 선도한다. 특히 휴대폰은 신용카드 제품구매는 물론 모바일 뱅킹, 움직이는 신분증 기능도 모두 갖춘 올인원(All-in-One) 시대의 출현을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결제수단으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의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신용카드 사용자는 7%에 머물고 있다.

또한 M뱅킹, K뱅킹 등 모바일뱅킹 전용단말기 보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3분기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금이체가 이뤄진 건수는 무려 800만, 금액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는 MP3·디지털카메라·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휴대폰에 접목되면서 휴대폰은 이제 ‘신체의 일부’, ‘생활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 발전속도가 눈부시게 빨라지면서 소위 ‘20대의 디지털 혁명가’ 휴대폰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600만여명으로 늘어나면서 통신시장의 기성세대로 불리는 유선전화 시장을 추월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휴대폰, 진화의 끝은 어디인가?’=휴대폰은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10대 디지털기기들의 러브콜 대상이 되고 있다.

편리한 휴대성이라는 휴대폰의 매력은 컨버전스를 꿈꾸는 정보기기들의 사랑의 표적이 되면서 이업종 기술과의 영역파괴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위성 및 지상파DMB기술, 홈네트워크와 접목되면서 영역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컨버전스 열풍을 타고 내년에는 지상파 및 위성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DMB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절정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새로운 무선랜지역에서 무선랜과 이동통신망을 함께 활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Wi-Fi)폰, 블루투스가 내장된 블루투스폰, CDMA와 W-CDMA 동시에 가능한 W-CDMA폰 등 다양한 컨버전스폰의 상용화도 머지 않았다.

여기에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블루투스 지그비 등 다양한 첨단 통신기술을 휴대폰에 접목하면서 미래 홈네트워크 생활의 허브(Hub)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2.5세대 휴대폰이 3세대 WCDMA에 이어 컴퓨팅기술, 바이오, 나노 기술과 융합되면서 4세대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미래형 이동 통신기기는 컴퓨터 기능을 갖춘 지능형 단말기로 진화하면서 FTTH(Fiber to the Home),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과 접목될 것으로 전망한다.

◇‘컨버전스폰 역사, 우리가 쓴다’=전 세계 글로벌 휴대폰 기업들의 눈은 이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에 쏠리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초의 첨단 단말기 개발을 주도하면서 세계 기술표준을 선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세계 휴대폰 업계가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000년 7월 국내 최초로 35만화소 카메라폰을 개발한 삼성전자가 4년만에 세계 최초로 500만화소 카메라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본 업체들이 300만화소,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100만화소 제품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7년에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의 500만 화소 개발성공은 혁명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LG전자도 지난 11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지상파 DMB 수신시스템온칩(Soc)를 적용한 지상파DMB폰의 개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세계 DMB시장은 2005년 3억25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한 뒤 오는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의 호재로 연간 137% 성장, 오는 2012년 연 3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통신 융합의 새로운 멀티미디어 단말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LG전자는 유비쿼터스 정보통신 방송이 지향하는 ‘5Any(Anytime, Anywhere, Anynetwork, Anydevice, Anyservice)’ 와 같은 이념을 반영한 첨단 통신 기기 시장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우리 기업들이 디지털 컨버전스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분야에서 한류 열풍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눈길끄는 이색 컨버전스폰

 인터넷 사이트 엠파스가 집계한 지난해 최고 인기검색어 순위에서 웰빙은 탄핵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웰빙은 우리 국민들의 생활에 가장 큰 화두로 등장했으며 이같은 ‘웰빙’ 바람은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수단인 휴대폰 업계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앞다퉈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이색폰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휴대폰과 웰빙의 결합은 휴대폰을 단순한 통신기기의 개념을 뛰어 넘어 ‘신체의 일부’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제 휴대폰 사용자들은 자신의 체지방은 물론 당뇨 수치도 휴대폰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정기건강검진을 받지 않고서도 자신의 비만정도를 체크할 수 있고 일, 주, 월별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휴대폰이 이제 ‘모바일 주치의’로 발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휴대폰에 이름과 체중, 키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체지방 측정기에 양 손가락을 대면 체지방 수치가 자동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병원 또는 헬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주기적으로 체지방을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다.

만보기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도 눈길을 끈다. 사용자들은 휴대폰 외부 액정을 통해 걸음 횟수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헬스케어 메뉴를 통해 하루 전과 최근 한주간의 걸음수를 체크해 볼 수도 있다.

긴급구난서비스 구현기능도 휴대폰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단말기(모델명 SPH-E3330)는 위급 상황 발생시 미리 지정한 수신처에 긴급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SOS기능을 갖췄다.

팬택계열도 웰빙 바람을 제품 개발에 반영해 인간친화적인 휴대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팬택은 세계 최초로 심리치료 기능을 탑재한 S2를 비롯 체온계로 활용할 수 있는 G670, 요가프로그램을 내장한 보아폰(모델명 PG-S5500C) 등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단말기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방송이 휴대폰을 만났을때 

시대를 주름잡은 TV 드라마 앞에 꼭 붙는 수식어가 있다. ‘○○○ 방영시간에는 다들 TV를 보기 위해 일찍 귀가해 거리가 한산했다’가 그 것. 컨버전스 시대에는 이런 수식어도 필요없어진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와 지상파DMB 본방송이 시작되면 휴대폰에서 TV 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휴대이동방송 수신 겸용 휴대폰을 속속 개발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두 회사는 세계 첫 위성DMB폰인 SCH-B100(삼성전자), SB100(LG전자)를 잇따라 내놨다. 이어 11월에는 역시 세계 첫 지상파DMB폰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고 12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한-불 IT 비지니스포럼’에서 시연키도 했다. 두 회사 이외에 팬택계열, SK텔레텍, 모토로라 등도 위성DMB폰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 속속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휴대폰에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방송용 베이스밴드칩도 국내 자체 개발해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위성DMB칩과 지상파DMB칩 모두 독자 개발해놓은 상태로, 방송 수신 겸용 휴대폰 시장에서는 휴대폰은 물론, 베이스밴드 칩 시장까지 시야에 넣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방송 수신 겸용 휴대폰 시장은 국내가 위성·지상파DMB를 통해 한 발 앞서있기는 하지만 미국·유럽·일본에서도 상당 부분 진행돼 있다.

미국의 경우 퀄컴이 휴대이동방송규격인 ‘플로’를 내세워 내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플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물론 플로폰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유럽지역에선 노키아가 주도하는 ‘DVB-H’규격이 상용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가 뒤를 밀고 있어 올해말이나 늦어도 내년에는 시판용 DVB-H폰 개발이 완료될 전망이다.

일본은 ISDB-T기반의 디지털방송을 그대로 휴대이동수신한다는 방침하에 국영방송인 NHK와 민영방송국들이 주축이 돼 내년초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일본 휴대폰업체들은 이런 일정에 맞춰 ISDB-T폰을 개발·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 도시바는 위성DMB폰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 일본내 이동통신사업자가 서비스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일정에 맞춰 위성DMB폰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을 볼 수 있는 휴대폰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힘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예측치 못한다.

LG전자의 안승권 부사장은 “DMB폰이 2∼3년내 전체 휴대폰시장의 50%선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방송을 휴대폰에서 보는 문화가 자리잡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휴대폰 시장에서 방송이 카메라폰에 이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할지 올해 최대 관심거리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