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뉴딜로 재도약 하자]어둠 가른 한줄기 빛

“최근 10년간 그 어느 해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이다”

새해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한 민간 기업 CEO들의 예상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민간은 물론 국책연구기관들도 경쟁적으로 내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지난 연말에 발표한 내년도 경제 운용 계획의 최우선 과제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달성을 내세웠지만 당국자들도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눈치다.

지난해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겪은 IT 산업계로선 새해가 반가울만도 한데 지금으로선 두렵기만 할 뿐이다.

수출 역시 둔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30%대를 기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새해엔 절반인 1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물론 외국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잘 나갔던 수출마저 꺾이는 것에 대한 ‘심리적 공포’가 확산됐다.

보이는 것은 온통 어둠 뿐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영원히 빛을 못보는 게 아니냐는 걱정마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이 바로 ‘IT뉴딜’이다. IT정책 당국이 ‘디지털국력강화대책’이라고 부르는 내수 진작 정책이다.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고도화 △텔레매틱스 활성화 △국가 데이터베이스(DB) 확충과 네트워크화 △소외계층과 군, 학교에 PC 보급 △위성DMB 등 내수 경기 진작에 파급효과가 있으며 저소득층의 소득 창출 효과가 높은 5개 분야에 2조원을 투자해 연간 12만 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신규 서비스를 발굴해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IT 839’ 정책과, 미래 먹거리는커녕 당장 먹고 살 게 부족한 현실의 틈을 좁혀보겠다는 정책이다.

민간과 공공 정보화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은 시스템통합(SI)업체를 비롯해 통신방송서비스업계와 단말기 및 시스템업체들이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인 것을 보면 내수 경기 진작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비판적인 시각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간 정부가 해온 것을 뭉뚱그린 ‘종합선물세트’로 그다지 새로울 게 없으며 고용 창출의 효과도 부풀려졌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실질적인 혜택도 대형 제조업체와 SI업체, 통신사업자 등 대기업에 쏠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과 증권가를 정처없이 떠도는 자금을 IT산업에 끌어들여 시장 메카니즘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선순환 정책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설득력 있는 지적들이다. 정책 보완도 시급하다.

그렇지만 정부가 IT경기 부양에 적극 나섰다는 의지 자체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한 온라인교육업체 사장은 “불황기라고 해서 모든 IT기업이 다 힘든 것은 아니며 오히려 포털업체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우리와 같은 기업에 더 관심을 갖는 등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라면서 “하지만 대부분 경영자들의 사기가 떨어져 이런 의욕조차 나오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몇 조원의 지원보다 ‘할 수 있다’는 분위기 반전과 기업 경영과 투자 의욕을 북돋는 게 IT뉴딜의 더욱 큰 의미라는 분석이다.

이 점에서 지난해말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IT뉴딜 관련 예산이 축소된 것도 문제다. IT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평가절하한 것은 그렇다해도 절박한 수요 창출의 바람을 정치권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이만저만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는 ‘심리’다. 정책의 생명은 ‘타이밍’이다. 뉴딜정책으로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한다는 응답자가 63%에 이른다는 지난해 11월말 상공회의소 설문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뉴딜정책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이기 전에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통상 2,3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로 정부가 정책 집행을 늦추는 관행을 올해 뉴딜정책만큼에 대해선 예외로 해야 한다. 당장 새해 벽두부터 관련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제도 개선책도 신속하게 내놓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우리 IT산업계의 활력을 조금이라도 빨리 찾을 수 있으며 분위기도 산다.

희망은 난관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 아무리 둔화 추세라 해도 우리 IT 수출 증가율은 경쟁국 보다 높으며 사상 최대 규모다. 세계 어느나라나 부러워하는 인프라를 가진 IT강국이다. IT기업들도 성장율은 둔화할지라도 재무 건전성과 수출 경쟁력은 날로 높아졌다.

사실 미래를 비관적으로 볼 일도 아닌데 국내 IT산업계가 내수 침체 때문에 잔뜩 위축됐다. 박용성 상공회의소 회장의 말대로 ‘스스로 춥다, 춥다고 하면 정말 추위를 느끼게 되는’ 상황이다.

움추러든 어깨를 펴자.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개척하자. 새 해를 맞아 각오를 다지는 IT산업계의 출발점에 바로 IT뉴딜이 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