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면서 본사와 지사, 국내외 생산공장 등을 연동하는 글로벌 SW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스코,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글로벌 경영에 따른 글로벌 SW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고, 만도 등 수출 위주의 중견기업들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에 가세하는 추세다. SW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글로벌 경영 환경을 지원하는 제품들을 국내 시장에 내놓고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ERP 도입 붐=대기업들은 글로벌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이다. 업무 환경상 본사와 지사나 공장 간 ERP시스템 구축방식이 달랐던 것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ERP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본사를 비롯해 70여개의 해외 사업장에서 가동중인 ERP를 한 곳으로 모아 단일하게 관리하는 글로벌 ERP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ERP 프로젝트일 가능성이 높아 재계는 물론 정보기술(IT)업계에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보통신·반도체·디지털미디어 등 사업부별로 우선 순위를 결정해 순차적으로 글로벌 ERP를 도입할 것”이라며 “연내 글로벌 ERP 프로젝트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대표 박정인)는 지난달 자동차 부품업계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ERP 구축을 완료하고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ERP를 개통, 본사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 공장의 기간계 업무시스템을 상호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동유럽 슬로바키아 모듈공장과 ERP를 연동, 본사·미국·중국·유럽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비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MP3플레이어업체인 레인콤(대표 양덕준)도 올해 3월 국내 본사 및 판매법인과 중국 생산공장에 ERP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중국 생산법인과 본사의 판매 네트워크 간 글로벌 ERP를 통해 생산 경쟁력 확보와 구매·조달 역량 강화, 글로벌 운영지원 체계 수립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CM으로 확대=글로벌 ERP에 이어 글로벌 SCM으로 시스템 구축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미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등 전세계적으로 해외법인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글로벌 SCM을 구축하고 활용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전사적으로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전망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같은 전자업체의 경우 그동안 백색가전 부문 등 일부에서 SCM을 활용하는 데 그쳤다면 전품목으로 이를 확대해 SCM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생산 부문뿐만 아니라 구매·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에 SCM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전자는 지난해 말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벤치 솔루션을 도입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어디서든 빠르게 기술자를 파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생산 중심의 SCM을 구축해 왔다면 올해부터 구매 부문 중심의 SCM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도 해외로부터 서비스 부품 조달을 위해 기아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미국 현지에서 SCM을 별도로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원준 i2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이 글로벌 통합 네트워크 구축 및 확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SCM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W업체 글로벌 지원 솔루션 출시=다국적 SW업체들도 글로벌 경영에 적합한 전산환경 구축을 위한 솔루션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자사 최대 기술 콘퍼런스인 ‘오라클오픈월드샌프란시스코’에서 기업은 물론 업종 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싱글 DBMS를 제시했다. IBM과 i2테크놀로지 등은 기업 내외의 제품 정보 작성자와 사용자의 데이터가 일치하도록 지원하는 글로벌데이터동기화(GDS) 솔루션을 올해부터 본격 판매한다. ERP업체들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글로벌 ERP 도입 추세에 맞춰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다.
오병준 한국IBM 실장은 “기업 간, 산업 간 데이터 표준화를 위한 글로벌 SW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SW도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이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종·이병희기자@전자신문, ijkim·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