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2005년을 맞아 다국적 기업 지사장들의 자리 이동이 활발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 본사 차원의 직접 관리 강화 등으로 인한 지사장 교체이기도 하지만, 격변하는 국내 통신 시장의 변화에 맞춘 새 인물 영입이라는 점에서 이들 지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은 3일부터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의 한국 지사장으로 출근하게 되는 최호원 전 한국쓰리콤 사장.
화웨이가 한국 통신장비 시장 돌풍의 핵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점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 사장의 행보는 2005년 한국 통신장비 시장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최 사장은 “화웨이가 해외 현지 지사장으로 외국인을 영업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이는 화웨이의 한국 시장 공략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올해 연말께 국내 2위의 통신장비 벤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IPv6 전문업체인 6WIND사의 아시아 총괄사장인 김홍진 씨도 관심을 끄는 인물. 김 아·태지역 총괄사장은 그동안 플라리온테크놀로지스의 한국 지사장 겸 아·태지역 사장으로 활동한 뒤 지난해 지사 철수에 따라 잠시 물러났다가 6WIND사로 복귀했다. 김 사장은 한국은 물론 대만·일본 등의 지역을 관할하게 된다.
창업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니퍼와 합병 후 주니퍼 부사장을 역임한 박기순 전 넷스크린 지사장은 최근 주니퍼 부사장직을 내놓고 DMB 수신장치 개발 업체인 ‘와이브로’를 창업했다. 현재 제품을 개발중이며, 연말께는 상용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미국에서 벤처기업을 설립, 주목을 받았던 조산구 사장도 에이전트 회사인 코니퍼에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사업을 돕다가 이달 무선랜 스위치 전문 기업 아루바와이어리스네트웍스의 지사장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의 통신장비 기업인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도 회계연도 기준 2분기가 끝나는 이달 말께 새로운 지사장 임명이 이뤄질 예정이며, 최호원 사장 퇴임으로 공석이 된 한국쓰리콤의 신규 지사장도 이달 확정될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이뤄진 지사장들의 이동은 BcN·IPv6·L7·유비쿼터스 등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비시장을 놓고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전문가들을 영입, 국내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둥지를 틀거나, 틀게 될 다국적 기업들의 새 얼굴들이 침체된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 새해부터 새바람을 불러 올 것”으로 기대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