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공방]PC방 `신고제`냐 `자유업`이냐

정부가 멀티미디어문화콘텐츠설비제공업(PC방업)을 대상으로 신고제를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PC방 업계 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회장 김기영)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IPCA는 수차례에 걸친 시위를 통해 실력행사에 나서는 한편 문화관광부와 규제개혁위원회에 청원서를 접수시키는 등 자유업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총력투쟁에 들어갔다.

 하지만 문화부 역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신고제 전환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어 앞으로 양측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IPCA측은 PC방업은 자유업 상황에서도 타업종에 비해 불·탈법 영업 행위가 현저하게 적은 상황이며 업계가 꾸준한 자정 노력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 데도 신고제가 도입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신고제가 도입될 경우, 게임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온 PC방 인프라가 위축돼 문화부가 추진하는 3대 게임강국 진입 목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지나친 간섭과 규제 때문에 일선 단속기관과의 마찰이나 민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생계형 사업자의 경우,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성인전용 PC방이 등장하고 학교정화구역 내에서 학교보건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소홀해지는 등 현행 자유업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문화부는 신고제 도입이 불건전 성인PC방과 같은 유사업종으로부터 건전한 PC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칼 자루는 정부의 손에 들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PC방 업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명분을 앞세워 법의 제정을 강행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게임산업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PC방 업주들의 단체행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생존권 수호’ 차원의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질 공산이 큰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2만여개 PC방을 이용해온 유저들이 불편을 겪고 사회적으로도 핫 이슈화 되는 등 사태가 어디로 치닫게 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 때문에 문화부는 IPCA 지도부를 설득해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을 해 보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IPCA 입장에선 회원들의 거센 반발로 물러설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결국 평행선을 마주보고 달려오는 기관차 처럼 IPCA와 정부의 격돌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그러나 막판에 파국을 막기 위한 극적인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부와 IPCA 측이 얼마나 상대방을 이해하는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PC방은 게임산업, 인터넷문화, 정보통신산업 등의 부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시점에 태동돼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업계의 꾸준한 노력과 홍보에 힘입어 사회적인 위치를 잡아가는 현 시점에서 신고제로 전환될 경우, PC방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게임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온 PC방의 위축은 현재 문화부가 추진하는 세계 3대 게임강국 진입 목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본다.

PC방이 지난 2001년 1월 자유업으로 전환한 이후 특별한 사유없이 신고제로 전환하는 것은 정부의 규제완화정책과 상반되는 것이며 지속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마련해 업계의 자율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더욱 올바른 정책이라 할 것이다. 더구나 PC 방은 현재 자유업인 상황에서도 타 업종에 비해 불·탈법 영업 행위가 현저하게 적은 상황이다.

PC방 업계는 자유화 전환 이후 꾸준한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례로 주요 관련법이 개정될 때마다 IPCA는 자체적인 설명회를 개최, 업계의 준법경영의지를 높이고 관련부처와 협의, 불법영업 근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PC방 업주들은 IPCA의 자율교육에 통상 전국적으로 90% 이상이 참석하는 등 높은 준법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신고제는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자유업 상황에서는 시군구청 등과 업계가 협조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신고제가 시행될 경우 자칫 잘못하면 양측의 관계가 잘못된 방향으로 유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일부 실적 위주의 무리한 단속이 벌어질 경우, 일선 단속기관과의 마찰이나 민원의 증가가 예상된다.

PC방 업계가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수요와 공급을 맞춰 오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칫 업계의 수요·공급 곡선이 또 다시 왜곡돼 업계의 시설 재투자나 고급화, 대형화의 장애가 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행 법 테두리에서 적법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상당수의 생계형 사업자가 신고제 전환에 따른 행정절차 이행 시 여러 가지 사유(학교보건법, 건축법, 오폐수정화조법, 신규 시설기준 등)로 인해 신고를 하지 못해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는 점이다.멀티미디어문화콘텐츠설비제공업(일명 PC방업)은 지난 99년 12월 신고업으로 전환됐다 2002년 1월 자유업으로 다시 변경됐다.

하지만 자유업 제도에서는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일례로 밀실 형태의 공간에서 포르노 수준의 콘텐츠를 자체 서버에 저장한 후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는 등 음란 문화를 조장하는 성인전용 PC방과 같은 불건전한 영업형태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경마, 인터넷카지노게임 방 등 사행성 아케이드게임물을 온라인게임으로 제공하고 획득한 사이버머니틀 현금으로 교환하거나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는 PC방까지 등장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PC방을 설치하는 경우, 사전에 학교보건법에 의거,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득한 후 설치돼야 하나 자유업이다 보니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PC방이 심의 결과에 따라 이전 또는 폐쇄대상으로 정해지고 이에 따라 범법자가 양산되며 재산 손실 등으로 정부를 원망하는 민원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PC방은 다중이용시설로 지정돼 소방법 등의 적용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업소가 관련 법령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 사후 시설보수 등을 위해 이중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자유업이기 때문에 지방지치단체의 관리감독과 업종종사자에 대한 교육 등에 있어서 곤란한 점이 있다.

자유업제도가 계속될 경우, 시설기준 완화에 따른 밀실, 밀폐 형태의 영업 등 각종 예상치 못한 일탈행위가 만연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인터넷노래방과 같이 PC방내 밀실에서 이뤄지는 건전하지 못한 화상채팅이 확산돼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PC방에서 도박·사행성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경품을 제공할 경우,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 게임산업 육성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또 당구장, 찜질방, 여관 등 성인 대상 일반 영업소에서까지 PC를 설치해 사행성·도박성 게임 등을 제공함으로써 사회 문제가 확산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PC방 업계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점은 정부가 신고제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유사업종으로부터 건전한 PC방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