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값 인상 이후 게이머들 사이에 금연·절연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아무래도 평소보다 담배를 더 피게 되기 마련. 특히 오랜 시간 하게 되는 MORPG에 빠져들게 되면 새로 산 담배 한 갑이 금방 바닥을 보이게 된다.
담배 값 인상은 골초 게이머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게이머들은 가급적 담배를 줄이기 위해 온갖 묘안을 동원하고 있다.
PC방 프랜차이즈 사이버메카 마포점. 담배 값이 오르기 전 같으면 흡연석 대부분의 자리에 재떨이가 놓여 있겠지만 이제는 상당수의 좌석에서 재떨이를 볼 수 없게 됐다.
한 게이머는 “담배 값이 오르고 나서 담배 한 값 사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아무래도 편하게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 많이 피게 될 것 같아 아예 재떨이를 갖다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 피우고 싶으면 계단에 나가 피운다”며 “귀찮기도 하고 날씨도 춥고 해서 그냥 참는 경우가 많아 흡연양이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아예 마음을 독하게 먹고 금연석에 앉는 게이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금연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법. 금연석에 앉은 게이머들은 결국에는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복도로 나가 담배 한 가치가 주는 잠시 동안의 말초적인 즐거움을 만끽하고는 이내 자리로 돌아와 후회하고 만다.
담배 대신 군것질을 택하는 게이머도 많아졌다. 사탕이나 과자, 껌 등을 컴퓨터 옆에 가져다 놓고 입을 바쁘게 놀려 담배 생각이 날 틈이 없도록 만드는 것.
또 다른 게이머는 “금연을 목표로 군것질을 하기는 하지만 담배를 딱 끊지는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기회에 흡연양을 차츰 줄여 금연에 성공하고 말 것”이라고 다짐했다.
담배 값 인상은 게이머들 간의 연대의식과 후한 인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전 같으면 담배가 다 떨어진 게이머가 옆 좌석에 앉은 다른 게이머에게 담배 한가치 얻어 피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 하지만 담배 값 인상 이후 이 같은 풍경은 쉽게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한 PC방 업주는 “전에는 담배가 다 떨어지면 옆 사람에게 빌려 피우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는 데 요즘엔 그같은 모습을 보기 힘들다”며 “작년에 비해 담배를 피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부쩍 줄어든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