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손오공(상)

한국 캐릭터 시장을 선도해 온 손오공은 3년전 팽이붐을 일으켰던 ‘탑블레이드’란 캐릭터상품 하나로 급성장했다. 탑블레이드는 국내에서만 1500만개가 판매돼 단일 캐릭터로 1000억 원대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일으켰다. 지난해 출시한 ‘구슬대전 배틀비드맨’ 역시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시 4개월만에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 이처럼 손오공은 분명 국내 캐릭터 업계의 리딩기업이다. 그러나, 사실 손오공의 성장 동력은 게임이다. 게임 사업에 대한 손오공의 자세는 아주 공격적이고 전면적이다.

손오공은 그동안 캐릭터사업을 통해 축적한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PC·콘솔 등 패키지게임은 물론 모바일게임, 온라인게임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며 게임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 3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비벤디, 블리자드, 소니, 아타리, 사이버제넥스 등 세계적인 게임 개발 유통사들과 폭넓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다. 그런가하면 ‘소노브이’란 자회사를 통해 2년 여간 신작 온라인게임 ‘샤이야’ 개발을 물 밑 추진 중이다. 개발, 유통망 확보, 제휴선 수립 등을 통해 게임 비즈니스의 벨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강화하겠다는 게 손오공의 전략이다.

# ‘WOW’ 유통으로 대박 예고

손오공의 게임 비즈니스 역량은 단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게임부문의 매출 역시 지난 3년간 연 평균 200%가 넘는 고 성장율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상용화를 눈앞에 둔 블리자드의 대작 MMORPG ‘WOW’의 PC방 독점 유통권을 확보, 올초 상용화가 단행될 경우 최소한 300억원 정도의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WOW’는 이미 오픈 베타 서비스 등을 통해 유저들 사이에서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올해 최대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손오공이 게임 분야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 자체가 성장 산업인 데다 게임 분야가 기존 캐릭터 사업을 강화시킬 수 있는 ‘부메랑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게임이 성공할수록 다양한 캐릭터를 개발할 수 있어 캐릭터 머천 사업의 기반이 된다는 얘기다. 손오공은 다른 어떤 개발사나 유통사보다도 게임에서 나오는 다양한 파생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 게임은 ‘토털엔터’ 기업의 중심

게임은 손오공의 기존 캐릭터 고객 기반을 종적·횡적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완구의 경우 유아 및 아동이 중심 고객이라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은 아동과 청소년, 게임은 유아부터 청장년까지의 전 연령층이 고객이다. 손오공은 앞으로 고객 기반이 더욱 탄탄해지면 기존 애니메이션, 캐릭터, 완구, 게임 중심에서 드라마, 영화, 뮤지컬, 테마파크, 실버 토이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 종합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손오공이 게임사업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 기반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완구 및 캐릭터 분야의 매출 탓이다.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완구시장에서 3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경기에 따라 기복은 있지만 교양 오락용품에 대한 소비 증가세, 핵 가족화로 인한 자녀에 대한 소비 증가세 등을 감안할 때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손오공은 캐릭터 관련 매출이 2002년 595억원에서 2003년 464억원으로 일시 감소했으나, 작년엔 다시 500억원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결국 손오공은 기존 캐릭터 사업을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으로 삼으면서 게임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 `두 날개 전략`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김성호 KTB네트워크 문화/서비스팀장 themis@kt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