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의 중국 수출길이 활짝 열렸다.
지난 19, 20일 이틀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의 57개 ERP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1회 아시아ERP포럼’에서 국내 ERP업체의 모임인 한국ERP협의회는 중국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용우소프트와 제품 공동개발 등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공동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에서 한국비즈넷·비디에스인포컴·미래소프트·뉴소프트기술·유비넷·포렌 등 주요 6개 ERP업체와 동국대학교가 산학합동 형식으로 참가했다. 용우소프트는 현재 60만 고객을 확보한 중국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로 매년 2만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으며, 직원만 600명에 이르는 회계 ERP 전문업체다.
◇중국, 한국에 러브콜=이번 포럼은 중국의 주요 ERP업체들이 자국 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과 일본 업체들을 끌어들었다. SAP 등 다국적기업들이 중국 대형 기업들의 ERP 프로젝트를 독점하다시피하자, ERP 분야에서 앞서가는 한국 및 일본과 협력해 자국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한국 업체들은 중소기업(SMB)과 특화 솔루션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의 최대 로컬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용우소프트가 국내 업체들을 파트너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ERP업체들은 한국과 일본의 ERP 제품군과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을 합해 다국적기업의 제품에 버금가는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번 포럼을 주도적으로 이끈 중국의 ERP업체들은 아시아 ERP업체들의 공동발전을 명목으로 아시아 ERP업체들의 상호 합작 개발, 공동 마케팅, 정보교류용 웹사이트 개설 등을 내세우며 3국 간 ERP협력을 강조했다.
◇중국 시장 열린다=한국ERP협의회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중국 시장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경영정보시스템(MIS)에서 ERP로 넘어가는 단계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기업의 영세성과 중국 정부, 현지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중국 시장 진출이 더뎠다.
중국 ERP시장 규모는 현재로선 추정이 어렵지만 물류 ERP 고객의 경우 상하이 한 곳만 국내 총 고객수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국내 업체들은 올해 용우시스템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협회 관계자는 “이미 완성된 제품을 보유중인 한국 ERP업체들은 이번 포럼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할 것”이라며 “중국 ERP 수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업체들과는 시장 진출에 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포럼을 통한 일본 시장 진출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업체 “포럼 주도한다”=국내 ERP업체들은 초기 단계인 포럼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포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중국 시장 진출은 물론 일본 업체한테도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ERP 교류의 선택권은 전적으로 중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업체들은 포럼 내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ERP포럼은 일단 내년 아시아ERP포럼 국내 개최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차기 아시아ERP포럼 개최’를 요구받은 상황이다.
김용필 회장은 “회원사들과 협의해 아시아ERP포럼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지만, 되도록 한국 개최를 성사시킬 것”이라며 “정부와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국내 ERP업체들의 세계화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각국 정부 및 업계의 ERP 정책 및 상호 교류 방안(1분과) △각국 ERP 시장 및 마케팅 정책(2분과) △각국 ERP 제품 및 향후 기술발전 방향(3분과) 등 3개 분과로 나눠 분임토의를 진행했다. 3분과는 한국이 분과장(뉴소프트 원희창 전무)을 맡아 3개국 12개 기업에서 내놓은 제품솔루션과 기술동향을 소개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