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알쏭달쏭 외계어는 필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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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이 활성화되고 커뮤니티 사이트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10대를 중심으로 한 언어 파괴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외계어가 바로 그 주인공. 앞의 두 문장의 뜻은 각각 ‘안녕하세요, 오빠. 너무 멋져요.’ ‘메일 보내주실 거죠?’

기성세대로서는 도무지 뜻을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다. 외계어는 처음에는 단순히 알파벳, 일어, 특수문자 등을 이용해 한글을 표시하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표준어와 맞춤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한글파괴의 주범으로까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자신들만의 비밀을 공유하려는 10대 네티즌들은 외계어에 대해 열광하며 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해왔다. 심지어는 ‘Øłㅹ특수문자㉡┣㉣┣™’와 같이 아예 외계어로 이름을 붙인 커뮤니티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외계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에 개설된 ‘언어파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고등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계어를 쓰는 이유는 ‘소리나는 대로 아무 문자나 쓰는 게 편하다’ ‘독특해 보이기 위해서’ ‘글씨체가 예뻐서’ 등의 순이었다.

“언어학을 전공한 사람입니다. 언어는 다양한 시도를 필요로 하는데 외계어는 그 시도중 하나라고 봅니다. 오히려 과민반응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외계어로 인해 국어가 망가지진 않습니다. 외계어로는 동사무소에서 등본 한 통 못 떼고 회사에 취직할 수도 없기 때문이죠. 외계어는 단순히 재미입니다.”

일각에서는 외계어의 남용에 대해 청소년의 한때 치기어린 장난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실제 각 게시판에는 외계어 사용에 대해 변호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저희 초등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봤는데 90%가 외계어 사용으로 인해 틀렸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 자신이 외계어를 쓰는지 조차 모르고 이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외계어 사용이 걷잡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제 외계어를 추방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외계어 남용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반 외계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신의 아이디에 외계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하는 커뮤니티가 늘고 있고 외계어 뿐 아니라 특수문자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이나 ‘하오체’와 같은 통신어를 제한하는 커뮤니티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사이트에선 외계어나 통신어로 잘못 글을 올리면 회원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네티즌들의 자정운동이 인터넷에서 외계어를 몰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외계어는 PC통신 시절 ‘방가(반갑습니다)’처럼 네티즌들이 통신비를 절감하기 위해 말을 줄여 쓰던 통신체에서부터 비롯됐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더 이상 통신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통신체는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이는 외계어를 잉태했다.

 외계어는 통신체의 ‘효율적인 줄여쓰기’의 수준을 넘어 멀쩡한 언어를 파괴하는 양상을 보였고 세대간의 괴리감 형성, 또래간 의사소통 장애 등의 문제를 불러왔다. 외계어라는 이름도 기성세대가 도저히 알아보기 힘들어 ‘외계인이 쓰는 언어’라는 의미에서 붙은 것이다.

외계어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우선 ‘ㅋㅋㅋ(크크크)’ ‘ㅎㅎㅎ(하하하)’ 등 처럼 극도로 축약된다. ‘하이루(안녕하세요)’와 같이 국적 없는 표현과 엉터리 조어법이다. 영어의 ‘하이(hi)’에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루’를 합성시켰다. 또 ‘㉯㉯납별뉨ⓔ는ⓔ렇퀘글쓰능高☆로㉯뽀게생각안훼(나 별님이는 이렇게 글 쓰는 것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와 같이 특수문자, 한자 등 컴퓨터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쓰는데 표준어는 완전히 무시된다.

이같이 외계어는 특별한 원칙 없이 만들어지다 보니 같은 문장이라도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만들어지기도 해 외계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드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