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개그맨이요. 겸손함을 갖추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훈훈한 인간미가 넘치는 개그맨이 되고 싶습니다.”
일명 ‘안어벙’으로 개그계 샛별로 떠오른 안상태(28). 그의 목표는 ‘착한 개그맨’이 되는 것이다. 맘씨 좋은 사람, 선한 이미지의 개그맨이 아니다.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개그를 통해 시청자에게 따뜻한 뒷맛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이다.
왜 하필 착한 개그맨이냐. 일단 개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특한 개그, 남다른 개그가 필수다. 그저 그런, 스토리가 뻔하거나 어디서 본 듯한 개그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당연히 주목받지도 못한다.
그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이미지로 밀어붙이고자 하는 차별화된 개그 컨셉트가 바로 ‘볼수록 훈훈한 개그’다. 보면서 웃고, 뒤돌아서면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개그를 말한다. “글쎄요. 어떤 개념적으로 정의 내리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거 왜 있잖아요. 난 느껴지던데. 볼수록 기분이 묘하게 좋아지면서 흐뭇해지는 느낌을 주는 개그요.”
방송이 아닌 실제 그의 모습도 착해 보인다. 맘씨 좋은 이웃집 총각 이미지다. 순수하다고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방송 데뷔가 얼마 안 됐기 때문인지 때가 덜 묻은 느낌이 분명 든다. 개그콘서트 깜박홈쇼핑 코너에 나타난 안어벙의 이미지가 ‘꺼벙함’ 보다는 ‘순진함’에 가깝다는 것은 이 같은 본래 자신의 이미지가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폭소를 자아 내는 대화나 특이한 행동보다는 수시로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 상황에 웃음을 싣고 싶어요. 이를 위해 말과 표정, 그리고 행동까지 하나가 돼 나타나는 연기력이 바탕이 돼야죠. 아이디어와 함께 탁월한 연기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개그맨의 기본 자세입니다.”
그의 꿈은 원래 영문학도였다. 시집을 즐겨 읽고, 좋아하는 시를 모아 놓고 볼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가 그러셨죠. ‘남자가 무슨 문학이야 남자라면 무조건 공대에 가야지’ 그래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적성에 안 맞는 공부 하느라구요.” 하지만 그렇게 입학한 과에서 개그맨의 길을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를 맞게 된다.
과 MT에서 멋진 사회를 보며 자신의 자질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들은 덕에 결과적으로 자신의 천직을 찾게 됐으니 여기서부터 착한 개그맨의 길이 열리기 시작한 듯하다.
촉망받는 개그맨이 되기까지 스스로의 노력 외에 가족의 도움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깜박홈쇼핑에서 히트 친 느리고 어눌한 말투는 과거 친할아버지로부터 떠올렸고, 개그맨식 평안도 사투리 흉내를 잘 내던 누나는 그에게 은연중 개그맨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렇다고 코미디풍의 활기차고 재미있는 가풍이 집안 내력으로 이어온 것은 아니란다.
“요즘 깜짝 깜짝 놀랍니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얼굴을 알아보고 그림자처럼 저벅저벅 뒤를 좇는 분들도 있고, ‘어 안어벙이다’하며 사인해달라고 몰려들 때면 조금 귀찮을 때도 있죠. 하지만 식당에서 그냥 먹으라고 할 때나 지금 쓰는 핸드폰처럼 상품 사용 협찬을 받을 때는 너무 좋지요.”
지난 연말 KBS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신인상과 최우수코너상을 받아 최고의 한해를 보낸 안상태는 올 들어 한 단계 도약하자는 뜻에서 3가지 단어를 가슴에 새겼다. ‘다르게, 열심히, 잘’이다. 개그맨으로서 아이디어와 소재는 ‘남 다르게’, 그리고 연습할 때는 ‘더 열심히’, 마지막으로 보여줄 때는 ‘제대로 잘’ 보여주는 뜻이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