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AIST에 거는 기대

 그동안 보직교수들의 반발로 증폭돼왔던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퇴진 논란이 1일 과학기술부에서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일단락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향후 총장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된 분위기는 러플린 총장이 이번 간담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 함께 조직 장악 차원에서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혁’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들 내다보고 있다.

 최근 KAIST는 러플린 총장의 사립화 방안이 논란 수준을 넘어 일부 보직교수의 ‘총장 퇴진’ 요구로 사태가 비화하며 파국 위기로 내몰렸다. 지난해 10월 KAIST는 인사권과 예산권의 총장 귀속 여부를 둘러싼 총장과 보직교수 간 헤게모니 과정을 겪으며 기획처장이 사표를 내고 총장 퇴진까지 요구하는 사태로 발전한 것. 이 과정에서 러플린 총장은 일부 인사들로부터 ‘왕따’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KAIST의 개혁을 막기 위한 일단의 보수세력들의 반발이라는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설마 그렇기야 하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었다. 이에 따라 러플린 총장은 향후 KAIST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지지기반 확대와 교내 헝클어진 분위기를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러플린 측근에 따르면 “인력 물갈이를 포함한 다방면의 조직 쇄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인사권 발동이 교수진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AIST의 개혁은 총장이 ‘나를 따르라’고 아무리 외치더라도 교직원들이 외면하면 이룰 수 없다. 절충과 타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러플린 총장도 이번 간담회를 통해 ‘KAIST의 사립화 방안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은 이제 교수진에 넘어갔다. KAIST가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세계적인 명문대’로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후퇴할 것인지 교직원 스스로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

  대전=경제과학부·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