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제 도입 재추진

정부가 주파수 경매제 도입을 재추진한다. 정보통신부는 현재 마련중인 전파법 개정안에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하는 근거 조항을 삽입, 내달 관계 부처와 협의하에 확정하고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2일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경매제 등 시장 논리에 맞는 제도 도입이 필수적”이라면서 “올해 전파법을 전면적으로 손질하면서 근거 조항을 마련해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만약 올해 추진되지 않으면 내년에라도 재추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통부는 우선 대가할당 방식으로 판매한 IMT2000과 와이브로 주파수가 사용연한이 끝나거나 기존 심사할당으로 나눠준 이동통신 등의 주파수 중 이용효율이 떨어지는 것 등에 먼저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올 8월 개정될 전파법에는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방안과 중장기 국가 전파활용 방안 △주파수 할당제도 정비 △주파수 회수 재배치 요건 마련 △방송국 재허가 제도 개선 등 적극적인 주파수 사용목적 변환 등을 담을 계획이다.

 그러나 정통부는 IMT2000 사업자 허가시와 2003년 전파법 개정시에도 도입을 시도했으나 업계 반발로 보류한 바 있다. 미국·영국 등 주요 도입 국가도 재활용 극대화 이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업계는 이를 들어 정부의 주파수경매제 재추진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법제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왜 재추진하나=현행 주파수 할당은 사업자의 주파수 이용 계획을 심사, 할당하는 방식으로 IMT2000처럼 시장 예측을 잘못했거나 시티2, 무선호출, 무선데이터통신 등 기술 발전에 따라 퇴화한 주파수에 대한 방책은 없다.

 주파수경매제는 통신시장 경쟁체제 확립을 위해 진입과 퇴출을 쉽게 하는 방안이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이 포화 상태일 때 회수·재배치라는 강제적 의지가 아닌 시장원리에 따르자는 것이다. 미국·영국·호주 등에서 이미 도입해 신속한 주파수 재할당, 유선용 주파수의 무선 전환, 사업자 간 주파수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일부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시장독점 △외국기업 및 비통신 재벌기업의 사업권 획득 △경매에 따른 과다한 대가 지불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거나 사업자의 진입 비용이 소비자 요금으로 전가된다는 이유로 일부 사업자와 시민단체가 주파수경매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어떻게 도입되나=주파수경매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기존방식인 ‘대가 할당’과 주파수경매제가 선택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즉 모든 주파수에 대해 경매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법 제정을 통해 경매제에 대한 근거를 확보한 후 사안에 따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KISDI 관계자는 “주파수경매제는 지난 수년간 도입 검토와 철회를 거듭한 만큼 장단점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고 봐도 된다”며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여론의 방향에 따라 도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주파수경매제 도입을 위한 준비는 수년 전부터 해왔다”며 “미국에선 주파수경매제가 활발해 주파수 활용도가 높지만 신규 서비스에 필요한 주파수가 부족한 부작용도 있어 법제화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