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시작한 ‘WEG2005’에 중국 ‘워크래프트3(워3)’ 대표로 참가한 중국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국가대항전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나왔기 때문인지 그 어떤 비장함이나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 및 유럽 선수와 한방에 섞여 어울리면서 훈련하는 남양주 WEG 선수촌 내 중국팀 숙소는 마치 각국 학생들의 MT 장소인양 평화롭고 한가로워 보였다.
이번 대회에 초청된 중국 ‘워3’ 선수는 중국 내 떠오르는 스타 수하오와 잘 생긴 외모로 가장 인기가 높은 미남 게이머 저우첸, 그리고 27살의 ‘워3’ 최고참 루아오단, 신예 다크호스 순리웨이와 리시아오펭까지 5명이다. 별도의 지역 예선 없이 과거 ‘워3’ 국제대회 성적 및 인지도 등을 고려해 선발된 만큼 현재 중국 ‘워3’ 최강 선발 라인업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하오와 리시아오펭 외에는 대회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거나 예선 통과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한국 선수의 기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한 ‘스타크래프트’ 종목과 달리 ‘워3’의 경우 중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지역과 국가별 실력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 선수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워3’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대 중국전 전적에서 근소하게 앞서있기는 하지만 세계 최강이라 말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만큼 ‘워3’의 세계 이용 분포가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 ‘워3’ 선수들은 예상과 달리 상당히 안정적인 경제 기반 위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해가 다르게 그 기량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WEG에 참가한 선수들의 경우 국내 스타리그 A급 선수와 별반 차이가 없는 대우를 중국에서 받고 있다. 중국 내 ‘워3’ 대회 우승 상금은 우리나라 돈으로 평균 2000∼3000만원 가량이며 ‘워3’ 선수 중 상위 랭커는 월평균 30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먹여 살릴 정도다.
이와 관련 중국 ‘워3’ 선수 중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하오는 “(선수촌이) 편안하고 좋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50여 일의 대회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한 후 중국에서 열릴 결승전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게이머가 내 직업이기에 가능한 나이까지는 계속해서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또 저우첸 선수는 “한국이나 유럽 선수들과 함께 합숙하며 훈련해보니 한국 선수들의 연습량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았다. 밤 늦게까지 연습하는 선수는 대부분 한국 선수들이다. 그래서 우리도 밥 먹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모두 연습에만 매달리기로 했다”며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리그 종목은 ‘카운터스트라이크’와 ‘워3’이다. 이번 WEG 2005에 참가한 중국 ‘워3’ 선수들은 우리나라 ‘스타크래프트’ A급 프로게이머 만큼 중국 내에서 인기가 높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게임관련 진흥책 및 높은 사회적 관심 속에서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을 서서히 위협하고 있다. 선수촌에서 만난 중국 ‘워3’ 선수들에게 축구 공한증과 같은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수하오(21) 한국에는 두번째 온다. 내가 사는 곳과 이곳 기후가 비슷해서 좋다. 특히 여러나라 선수들과 함께 어울려 연습하니 배울점도 많고 여러면에서 도움이 된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가겠다.
리시아오펭(19) 특정한 목표를 이루겠다기 보다는 그냥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다. 물론 마음 속에는 우승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하고 이겨 나간다면 멋진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닌가.
순리웨이(18) 선수들 중 막내다. 오늘 처음 만난 형도 있는 데 모두 잘 대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예선통과를 목표로 두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 ‘스피드 문’이 참 잘하는 것 같은데 이 선수를 한번 꺾어보고 싶은 것이 희망이다.
저우첸(24) 한마디로 모든 대회에서 1등 하는 것이 내 목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 달 전부터 매일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다. 그래서 연습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어느 선수든 자신 있다.
루아오단(27) 대부분 동생들이다. 처음으로, 더구나 외국에서 이런 합숙소를 통해 함께 지내보니 즐겁고 좋다. 일단 예선통과가 목표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콘트롤만 좀더 보완하면 좋아질 것이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