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터넷 업체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NBS)의 지분 40%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후지TV와 라이브도어간 NBS 지분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상황에 따라선 NBS와 상호 출자관계에 있는 후지산케이 그룹의 경영권이 라이브도어 측에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당초 라이브도어는 자체 자금과 일부 자금을 외부 조달해 NBS 주식 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하지만 리먼브러더스증권 등 외국계 자금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번 사태는 외국계 자본에 의한 국내 방송사 M&A라는 이슈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라이브도어는 21일 현재 NBS 지분 40% 이상을 확보했고 향후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40% 이상 주식을 보유한 기업을 자회사로 만들 수 있다’는 일본 회계법 규정에 따라 라이브도어는 NBS를 자회사로 전환할 수도 있다.
사태가 이렇게 비화되자 총무성은 “외국자본에 의한 방송국 출자를 강도 높게 규제할 수 있도록 전파법을 개정할 방침”이라며 라이브도어의 주식 인수에 우려를 나타냈다. 총무성은 또 “현재 외자의 직접 보유지분 한도가 2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일본 기업을 통한 외자의 간접지분 보유도 규제대상에 넣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이단렌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도요타자동차 회장)은 21일 정례회견에서 라이브도어 측에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은 거북스럽다” 며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사장을 비난했다.
오쿠다 회장은 또 “처음 라이브도어가 주장한대로 순수하게 후지산케이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고 싶다면 여론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NBS 주식 인수 목적을 확실하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니혼방송의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섰다가 라이브도어 측에 최대 주주 자리를 빼앗긴 후지TV에도 쓴소리를 했다. “시가총액 15조엔인 도요다도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책을 늘 강구하고 있다”며 “후지TV측의 TOB 관련 대책이 아주 느슨했던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매수는 시대의 흐름이며 매스미디어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대책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이 경영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브도어는 이날 후지TV가 제시한 NBS의 TOB 협력안을 정식으로 거절했다.이에 따라 양사간 NBS 경영권 다툼은 전면전 양상을 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지TV가 당초 목표했던 25%의 TOB가 불발될 경우 라이브도어에 의한 후지TV 장악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