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가장 뜨거운 달(?)’. 통상적으로 4월은 한해 온라인게임 시장의 최대 비수기로 분류되며, 시장이 정체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 4월은 여느 해와 사뭇 다를 것 같다.
온라인게임 메이커들이 ‘포스트 리니지’의 선두 주자를 꿈꾸며 절치부심 개발해온 기대작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이 무렵에 대거 쏟아져나올 예정이기 때문. ‘종주국’ 대한민국을 필두로 세계 양대 게임강국 미국과 일본의 명가들의 야심작들이 한꺼번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야말로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 ‘4월 대첩’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리니지 형제’(리니지, 리니지2)와 ‘뮤’가 주도해온 온라인 게임 시장의 독과점 구도를 깨기 위한 관련업계의 시도는 수 년전부터 줄기차게 시도돼 왔다. 아직 그 어떤 게임도 ‘리니지의 아성’을 넘지 못했지만, 그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민게임으로 불리우며 캐주얼 신화를 창조한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한빛소프트의 ‘팡야’, 그리고 CCR이 5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RF온라인’과 블리자드의 블록버스터 ‘WOW’가 그 선두주자격이다. ‘4월 대첩’을 준비중인 게임들 역시 기본적으로 ‘타도 리니지’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리니지 벽’을 넘지 못하고선 결코 1등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총성없는 ‘별들의 전쟁’
전의를 불 태우고 있는 게임들은 NHN이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자본을 투입해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아크로드’, ‘라그나로크’ 신화를 잇기 위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2’, ‘라그나로크’ 개발자 김학규사장이 ‘감독’을 맡고 한빛소프트가 ‘배급’할 대작 ‘그라나도에스파다’ 등 10여종에 이른다.
대부분 만만 찮은 네임 밸류와 중량감이 느껴지는 게임들이다. 이와함께 온라인게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와 웹젠도 ‘리니지’와 ‘뮤’의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후속작을 준비중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4∼5월경 ‘길드워’를 선 보이고 웹젠도 오랜 준비 끝에 차기작 ‘썬’을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산 불운(?)의 명작 ‘에버퀘스트’(EQ) 속편으로 조이온이 서비스할 ‘EQ2’, 세계적인 게임재벌 EA가 자랑하는 축구게임 ‘FIFA’의 온라인 버전 ‘FIFA2005온라인’, 일본 게임명가 코에이의 역작으로 현재 한국 파트너 선정 작업에 들어간 ‘대항해시대 온라인’ 등 수 편의 외국산 블록버스터까지 가세한다. 특히 이들 일본 및 미국게임은 기존에 한국시장에서 실패의 쓴잔을 마셨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절치부심해온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게임은 앞으로 4월 이후 ‘리니지’ ‘리니지2’ ‘뮤’ 등 기존 빅3와 ‘RF온라인’ ‘WOW’ ‘열혈강호’ ‘라스트카오스’ ‘영웅’ 등 최근 오픈 베타 및 유료서비스에 들어간 기존 대작들과 더욱 복잡한 경쟁 구도를 그려가며 별들의 전쟁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 선점효과가 특히 큰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1, 2위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면서 “물론 온라인게임의 성패는 성공적인 유료화에 좌우되겠지만, 미래 라이벌 게임들이 한꺼번에 윤곽을 드러내는 4월대첩의 결과만으로도 어느정도 감은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E3’쇼의 전초전(?)
온라인 게임 시장의 4월 대첩으로 불리울 이번 경쟁은 오는 5월 미국 LA에서 열릴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E3’ 바로 직전에 벌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매년 이 맘때 열리는 E3는 세계 게임 시장의 향후 트렌드와 시장 구도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전세계 게임개발 및 유통업체들이 총망라하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 대부분의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E3에 신작이나 차기작들을 발표한다. 컴퓨터 관련 제품이 ‘컴덱스’, AV기기가 ‘CES’, IT류가 ‘세빗’에 맞춰 개발 및 출시 스케줄을 잡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E3쇼는 PC, 콘솔, 모바일, 아케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 걸쳐 지구촌 곳곳에서 개발된, 혹은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총출동한다. 하지만, 당대 세계 온라인 게임의 주류는 한국이고, 결국 4월 대첩의 성적표가 E3쇼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더구나 한국이 세계 게임 시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국에서 벌어질 E3쇼 전초전의 파장은 향후 세계 시장 판도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E3쇼를 통해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이번 4월 대첩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국내 게임업체 간 세 싸움이 어느 때 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온라인 ‘新삼국지’
‘수성이냐 공성이냐.’ 4월을 전후해 위용을 드러낼 대작들은 한국, 미국, 일본 등 향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3국의 차기 대표작들이다. 특히 수성을 나설 한국은 ‘리니지2’ ‘라그나로크’ ‘미르의 전설2’ ‘뮤’ 등 글로벌 스타 게임에 힘입어 공고하게 구축한 이 시장의 헤게모니를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할 형편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적극적인 반격을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해야할 입장인 셈이다.
우선 ‘EQ’ ‘에쉬론즈콜(AC)’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DAOC)’ ‘울티마온라인’ 등 고강력 퀄리티를 무기로한 대작을 내세웠음에도 번번히 한국시장에서 참패했던 미국의 반격이 만만찮아 보인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뒤흔들어 놓고, 지난달 유료화에 성공한 ‘WOW’로 인해 더욱 기세 등등한 상황. 미국은 이미 가능성을 검증받은 ‘길드워’를 필두로 ‘EQ2’ ‘FIFA200온라인’ ‘타뷸라라사’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선수’로 무장, 4월대첩을 벼르고 있다. 2005 E3쇼에 첫선을 보일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게임프로듀서 빌로퍼의 야심작도 위협적이란 소식이다.
온라인 시장에서 한국의 성장을 묵묵히 지켜봤던 일본도 4월 대첩에 맞춰 일부 작품을 출전시키며 야심을 드러낼 태세다. 대표선수는 코에이의 기대작 ‘대항해시대’. 현재 한국에서 퍼블리셔를 물색 중인 이 게임은 국내에 만만찮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다수의 게임 명가에서 온라인 대작들을 준비 중이어서 4월부터 E3쇼 사이에 그 윤곽이 하나둘씩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이번 4월 온라인 게임 시장 대격돌은 해당 게임 자체의 성패를 넘어 한, 미, 일 세계 3강 간의 향후 시장 구도까지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온라인게임 4월대첩은 많은 유저들에겐 개발사와 국적을 떠나 보다 다양한 양질의 게임을 맛볼 수 있는 ‘축제’와 같겠지만, 해당 게임업체들에겐 향후 생사를 가름할 만한 피말리는 총력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4월대첩의 삼페인을 터뜨릴 주인공은 누구일까?
4월 대첩 게임 현황
게임명=개발사(유통사)=개발 상황=비고
아크로드=NHN(NHN)=3월말경 클로즈베타=NHN의 MMORPG 첫 도전작인 초블록버스트게임
길드워=아레나넷(엔씨소프트)=4∼5월 오픈베타=디아블로개발팀의 온라인게임 도전작
에버퀘스트2=SOE(조이온)=4월경 오픈베타=‘WOW’에 버금가는 세계관과 그래픽 강점
대항해시대=코에이(미정)=퍼블리셔 물색중=PC플랫폼의 방대한 유저층 확보
그라나도에스파다=IMC(한빛소프트)=4월경 클로즈베타=‘라그나로크’ 개발자 김학규씨의 새로운 도전작
썬=웹젠(웹젠)=E3쇼 발표예정=‘뮤’ 이후 오랜 준비끝에 개발한 웹젠의 뮤 후속작.
피파2005=EA(EA코리아)=클로즈베타중=원작의 두터운 유저층. EA의 온라인시장 야심작
라그나로크2=그라비티(그라비티)=E3 공개 예정=세계 23개국 서비스중인 전작의 세계적인 인기
로한=지오마인드(써니YNK)=4∼5월 오픈베타=‘리니지’에 버금가는 방대한 스케일과 차별화된 게임성
타뷸라라사=엔씨오스틴(엔씨소프트)=E3 공개 예정=‘WOW’를 능가하는 신세계 창조한 차세대 MMORPG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