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준모 통합형사사법체계구축기획단장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사건 현장에서 즉시 조서를 꾸미는 형사, 경찰이 PDA로 송치한 수사기록을 자신의 노트북을 통해 검토후 PC상에서 바로 기소 명령을 내리는 검사, 유치장의 피의자와 화상대화를 통해 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하는 판사….

 “먼 미래가 아닙니다. 당장 오는 2007년이면 우리 형사사법 현장에서 이같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박준모 통합형사사법체계구축기획단장(부장검사·51)은 정보화의 마지막 성역으로 남아있던 형사사법 분야에 개혁의 칼을 들이댔다. 통합형사사법체계 구축은 전자정부 31대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과제들에 비해 진척이 더뎠다. 전통적인 보수성향의 사법기관들에 이는 일대 혁명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사법 서비스 제공자나 수혜자 모두에게 이롭다는 게 박 단장의 말이다.

 “업무 특성상 대검찰청·경찰청·법무부·대법원 등으로 관계 기관이 산재돼 있습니다. 추진주체(기획단)를 구성하는 일 자체가 ‘큰 일’이었던 셈이죠. 기획단을 만들고보니 정작 단을 꾸려갈 운영예산이 없더군다. 국회에서 관련 예산(12억원)을 따내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타 전자정부 과제에 비해 출발이 늦은 데 대한 박 단장의 설명이다.

 기획단 인원은 단장 포함 총 24명. 참여기관별로 4개팀으로 편제됐다. 각 팀장은 판·검사와 총경 및 전산직 공무원 등이 맡고 있다. 기획단은 현재 LG CNS 등과 마스터플랜(BPR/ISP) 작업이 한창이다. 이 작업은 오는 7월말까지 계속된다. 박 단장은 “이를 토대로 8월께 70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는 올해 사업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형사절차’는 오는 2007년 구축이 완료된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 사법체계의 전면 개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박 단장의 얘기다. “경미한 사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합니다. 참고로 한해 발생하는 형사사건중 25%가 음주·무면허운전일 정도죠. 하지만 단순 형사사건 하나 처리하는 데도 수백장의 사건기록과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단계 시행에도 불구, 엄청난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지요.”

 현재 하위직 사법 공무원의 상당수가 문서 작성·수발, 피의자 호송 등 단순업무에 매여 있다. e형사절차가 구축되면 당장 이들 유휴인력을 수사현장에 전진 배치시킬 수 있는 것도 박 단장이 꼽는 이점이다.

 사시 14회 출신인 박 단장은 제천지청장을 거쳐 지난해 서울고검 형사부 부임 직후부터 통합형사사법체계 업무를 관장해오고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