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구다라키 겐 부사장, "사표? 아직 할 일 많다"

“나는 소니에 남습니다. 아직 젊으니까요.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나의 미학입니다.”

소니의 신경영체제가 발표되자 일본 내에서 가장 충격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구다라키 겐 부사장의 실각’이었다.

그가 이데이 회장 이후 가장 유력한 CEO 후보였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PS) 탄생의 아버지라 불리던 그였기에 일본인의 자부심과 사랑 또한 컸다. 그런 그가 아끼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정식 임원에서 제외된 이후 처음으로 가진 닛케이BP와의 단독 인터뷰를 소개한다.

-인사 발표 후 심정은 어떠한가.

△기분이 맑고 좋다. 이번에 나를 포함해 8명의 사내 임원 중 7명이 퇴임하는 개혁이 단행됐다. 솔직히 좀 너무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러나 임원진이 거의 전부 그만두는 초강수는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다른 회사라면 이런 일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신임 회장 하워드 스트링거를 어떻게 보는지.

△하워드 부회장과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설립 당시부터 만난 오랜 사이다. 만나서 바쁜 시간에도 짬을 내 식사를 자주했다. 매우 밀도 높은 일을 하는 남자로 평가한다. 사실 누가 CEO가 될지 걱정이었는데 하워드 부회장이어서 다행이다. 이제 소니의 사원들은 자신들의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충격적인 인사에 사표를 낼 생각은 없었나.

△나는 아직 소니에서 할 일이 있다. 그 일은 물론 게임과 디지털 가전의 심장부라고 말해온 ‘셀’ 반도체를 완성하는 것이다. 우선 셀을 PS기기에 탑재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TV, 홈 서버 등에도 셀을 넣을 것이다. SCE로 돌아가는 것에 불만은 없다. 지금까지 SCE는 내가 지휘해왔다. 앞으로도 맨 앞에서 나갈 것이다.

-‘소니 부활’에 대한 전망은.

△창업자였던 고 이부카 회장·모리타 회장이 세계를 상대로 싸우면서 소니를 여기까지 키웠다. 현재 안타깝게도 ‘강한 소니’는 자취를 감췄다. 내 자신은 최근 10년간 PS를 세상에 내놓으며 세계를 상대로 새로운 사업을 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소니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못하는 일을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