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전화 단속 강화를 앞두고 전화를 받은 사람이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통화내용을 이통사에 자동 녹취시키는 시스템 도입이 휴대폰 스팸 대응 차원에서 검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이통사, 정보보호진흥원(KISA)에 따르면 불법스팸대응센터를 운영하는 KISA의 요청으로 스팸전화 녹음시스템 도입을 검토했으나 이통사들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문제삼아 개발이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스템은 스팸전화를 받은 개인이 휴대폰의 특정번호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이통사 시스템에 녹음이 되고 센터에 신고까지 하는 기능을 갖추도록 고안됐다.
이같은 시스템은 불법 스팸전화에 대한 단속이 4월 1일부터 대폭 강화되지만 ARS(자동응답) 시스템을 이용한 스팸의 경우 피해자의 신고와 통화내용 녹음이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어 효과적인 방편을 찾는 과정에서 도입이 검토됐다.
특히 ‘060’ 등 스팸전화번호에 대한 일괄적인 통화차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절차가 번거로워 신고가 미흡할 경우 효과적인 스팸전화 줄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도 시스템 도입 검토 이유중 하나다.
그러나 이통사측은 “통화내용을 발신자의 동의 없이 녹음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가 있고 녹음 내용을 보관해야 하는데 일정기간동안 보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시스템 개발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사 관계자는 “발신번호만으로 060 전화를 차단할 경우 060전화 수신을 요청한 가입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도입이 어렵다”며 “결국 4월 전화스팸 방지 법 시행 이후에도 이용자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ISA측은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통화내용 자동녹음 시스템도 거론된 것일 뿐”이라며 “녹음 증거자료가 필요한 ARS 스팸의 경우 센터에 전화번호와 함께 스팸전화를 받은 사실을 신고하면 KISA가 직접 전화를 걸어 녹음 증거자료를 확보한 뒤 처벌하는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060번호가 아닌 일반 유선번호로 스팸을 보낸 경우 입증이 어려워 처벌에 문제가 있지만 번호를 위변조해 이용한 CP의 전화가입을 해지할 수 있다는 유선사업자의 약관 반영으로 이를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팸전화와 관련, 오는 31일 이후 지금까지 스팸전화를 거부한 사람에 한해 스팸전화를 보냈을 경우 처벌하는 옵트 아웃 제도에서 스팸전화를 요청한 사람 외에 스팸전화를 걸었을 경우 처벌하는 옵트인 제도로 전환됨에 따라 정책당국이 효과적인 단속방안을 강구해 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