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업계가 로엔드 제품의 유통 모델을 간접판매에서 직접판매로 전환하고 있다.
주요 서버업체들이 로엔드 서버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통 마진을 줄이기 위해 유통 모델을 직판으로 전환하고 있다. 로엔드 서버가 PC화하고 사양과 가격이 공개되면서 고객들의 직접 주문이 가능해진 데다, 온라인 판매 등 직판 판매 채널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리셀러를 통한 간판 모델이었던 로엔드 서버(IA 서버) 시장에서 직판을 실시한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서버업계가 직판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자리잡아가는 직판=한국HP는 올 1월부터 전격적으로 실시한 파트너 다이렉트 모델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HP는 이미 파트너 다이렉트를 통해 상당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파트너 다이렉트 유통 물량이 기존 간접판매 유통 물량의 1.5배를 넘어섰으며 주문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HP 김대환 이사는 “1분기에는 시장 호재 요인이 여러 가지 있었기 때문에 영업 호전을 파트너 다이렉트만의 효과로 해석하기는 힘들지만, 확실히 그동안 커버하지 못해온 중소기업들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델인터내셔널(한국델)의 시장 점유율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7%대 시장 점유율에 머물렀던 델은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이 11%까지 오르면서 대수 기준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고객사도 지난해 포털 및 게임업체 중심으로 500∼600개사에서 현재 3000개사로 늘어났다.
직판이 확대되는 것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 때문이다. 유통 마진을 줄여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HP나 한국IBM은 그동안 가격에 민감한 중소기업형 고객들을 화이트 박스 진영에 많이 내줬다고 분석, 브랜드와 가격으로 SMB 고객사들을 본격 끌어오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최근에는 로엔드 서버의 경우 범용 칩 기반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제품 성격 자체가 기성품처럼 바뀌고 있다. 따라서 고객사들이 제품 사양과 가격을 손쉽게 알고 주문할 수 있게 된 점도 직판 확대에 호재로 작용했다.
◇직판 전환도 확대 추세=주요 서버업체들이 직판 유통 인프라 확충에 일제히 나서고 있다. 한국IBM은 한국HP와 같이 급격한 유통 모델 전환은 시도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몰과 전화상담을 통한 텔레마케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한국IBM은 최근 자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취급 품목을 로엔드 유닉스 서버와 스토리지로까지 확대했다. 최근 광고를 통해서도 직간접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닉스 서버 p5 510 익스프레스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결제까지 할 수 있다.
한국HP도 직판을 위한 투자 비용은 계속 늘려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말레이시아에 있었던 콜센터도 최근 한국으로 이전 개소를 앞두고 있다. 고객 밀착 영업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부가가치를 높여라=대형 서버업체들이 로엔드 서버 모델을 중심으로 직판 영업을 강화하면서 빨간 불이 켜진 곳은 화이트박스 진영이다. 지난해 화이트박스 진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밀착 서비스로 각광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24%까지 키웠으나, 가격만으로는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가 어렵게 됐다.
대형 서버업체들의 유통 조직인 총판과 리셀러들도 위기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직판 확대가 필연적으로 다단계 유통 조직의 슬림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HP는 강력히 부인하면서 “그것은 파트너사들의 오해”라며 “파트너사를 통해 고객에게 접근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파트너사와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IBM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그동안 커버하지 못했던 가격 민감형 고객까지 커버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총판이나 리셀러의 고유 고객과 겹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벤더사, 총판업체, 리셀러, 화이트박스 등은 모두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를 확실히 확보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영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총판업체 관계자는 “직판이 확대될수록 누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느냐의 문제는 점점 중요해진다”면서 “확실한 고객을 확보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한다면 마진 악화로 인한 이익손실도 보전할 수 있고 비즈니스 연속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총판업체라도 고객사 영업 조직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