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성인영상물 서비스의 음란성 논란을 둘러싸고 인터넷 업계와 검찰이 한 판 기싸움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불똥이 공방의 중심에 위치한 영상물등급위원회로 튈 전망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9일 NHN·다음커뮤니케이션·야후코리아 등 음란물 유포 혐의로 약식기소된 국내 3대 포털사이트 업체들이 정식재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법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받고 미성년자 접근을 차단했는데도 검찰이 자의적으로 법 집행을 했다는 항변이다.
그러나 검찰은 “자율심의기구인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부여한 등급은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며 “등급을 부여받은 영상물이라도 검찰이 음란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결과를 놓고 업계와 사법기관이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성인정보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 용이성’보다는 ‘콘텐츠 자체의 선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자율정화기능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합법을 가장한 음란물이 판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이 나섰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비디오물 심의에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상물 중에는 ‘XX싸는여자XX현장’, ‘여직원XXX몰카’ 등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거나 심지어 명백한 ‘범법행위’까지 적시한 제목의 비디오물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성인영화제작업체 대표는 “일반적인 에로물과 달리 최근 적나라한 제목으로 심의받는 성인물들은 대부분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것”이라며 “디지털 영상물의 특성상 심의 후 내용이 수정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의 인터넷 포털 성인물 단속을 계기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자율적인 민간기구로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심의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됐다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평가 잣대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지 나름대로 현 기준에 맞춰 서비스중인 업체를 먼저 잡아들이면 뭘 믿고 콘텐츠 사업을 하겠냐”며 “사법기관과 행정기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