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19일 방송위원 9인 전체회의에서 위성DMB의 지상파 재송신을 허용키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위성DMB와 지상파DMB간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그간 위성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는 방송위의 지상파방송 재전송 불허라는 입장에 따라, 지난해말 사업자 지위를 획득하고도 본 방송을 연기해왔다. 이번에 방송위원회가 물꼬를 터줌으로써, 티유미디어는 5월 1일 본 방송을 시작하는 한편, 이르면 다음달말까지 지상파방송사와 협의를 거쳐, 다음달말이나 6월초부터 재송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위성DMB보다 오히려 경쟁매체인 지상파DMB에 타격을 입힐 수 있어, 6개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상파DMB는 아직 서비스도 시작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중계망 구축 △단말기 유통 △공동 마케팅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치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상파방송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갖춘 위성DMB가 다음달부터 초기 3개월간 조기 안착에 성공할 경우 지상파DMB의 신규 시장 개척은 그만큼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제 공은 방송위에서 지상파방송사로=방송위가 허용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이는 의무재송신이 아닌 사업자간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티유미디어는 이제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사들과 콘텐츠 제공 계약을 맺고 이를 방송위에 신고해 승인을 받는 모양새를 갖춰야한다. KBS는 방송위의 결정과 상관없이 티유미디어에 콘텐츠를 제공치 않을 방침이며, MBS와 SBS는 아직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MBC와 SBS는 티유미디어의 주주사 아니냐”며 “결국 SBS가 먼저 계약을 맺고, 이를 계기로 MBC도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경 MBC 부장은 “이제 지상파방송사와 티유미디어간 합의를 거쳐야해, 공은 MBC로 넘어왔다”며 “재송신에 대한 결정은 경영진, 실무팀, 노조 등 사내외적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재송신을 반대해온 언론노조의 김종규 수석부위원장은 “(지상파방송사들과)이미 (재송신에 응하지 않기로)사전 정지 작업이 돼 있으며, 방송위가 허용한다해도 결국 소용없는 일”이라며 “방송위는 무의미한 결정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위성DMB vs 지상파DMB 경쟁구도 변화=위성DMB와 지상파DMB 간 경쟁의 무게추는 이번 결정으로 위성DMB로 기울 전망이다.
지난달에야 사업자가 선정된 지상파DMB가 위성DMB와 대등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은데는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가 큰 몫을 해왔다. 지상파DMB는 지하철 등 음영지역을 위한 중계망 구축 문제에서 지상파DMB 수신 겸용 휴대폰(일명 지상파DMB폰) 보급·유통에 이르기까지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반면 위성DMB는 이미 전국에 5000개에 가까운 갭필러를 구축하는 등 지난 1년여의 기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지난 1월부터는 시험방송을 시작했으며 다음달에는 본방송에 들어간다. 특히 SKT가 1대 주주로 있는만큼 마케팅, 단말기 보급 등에서 지상파DMB를 앞선다. 또한 무료인 지상파DMB와 달리 월정액 13000원의 유료 모델을 정립해, 초기 안착에 성공할 경우 선순환 동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KBS의 관계자는 “위성DMB는 SKT를 배경으로 이통망, 마케팅 파워, 자본력 등을 모두 갖췄다”며 “이제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까지 보유하면 지상파DMB를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위성DMB를 선택하고 지상파DMB의 희생을 요구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홍 KMMB 공동대표는 “KTF, LG텔레콤 등과의 협력문제도 해결해야하는데다 마케팅 파워에서도 위성DMB에 밀리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이 지상파DMB+위성DMB 통합 수신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는 이상 불리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티유미디어 상무는 “사업자 선정시 제출했던 2008년 손익분기점, 2010년 누적 손익분기점의 계획은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재송신이 안될 경우 영원히 손익분기점에 도달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위성DMB와 지상파DMB는 수익기반이 다르며, 위성DMB의 안착은 시장 확대라는 측면에서 지상파DMB에도 득”이라고 덧붙였다.
성호철·권건호기자@전자신문, hcsung·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