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모바일게임 다운로드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속적인 불황으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점이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일부에서는 모바일게임의 성장이 한계에 이른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통신사의 베스트 게임 메뉴가 없어지고, 과잉마케팅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시장 축소의 요인일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불법복제로 인한 폐해가 가장 심각한 문제다. 모바일게임산업협회 카페에 올라온 한 업체 사장의 하소연을 보면서 한 동안 정신이 멍해지기까지 했다. 사연인 즉, 신규게임 이벤트 당첨자 확정을 위해 랭킹서버에 올라온 10위까지의 명단을 확인해보니 이중 2명이 불법복제자라는 것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무작위로 축출한 100명 중 53명이 불법복제 게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자체 서버에서 잘못 체크한 것이 아닌가 해서 통신사에 확인한 결과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동안 불법복제의 심각성에 대해 논의가 여러차례 있었고, 협회는 P2P 사이트를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을 한 일부 사용자를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생각해 재발방지와 불법복제 방지활동 약속을 받고 사건을 마무리 했었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에서는 사이트가 폐쇄될 것에 대비해, 폐지 후 변경될 사이트에 미리 일련번호까지 매겨 가며 본격적으로 불법복제가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혹자는 콘텐츠의 불법복제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측면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50% 이상의 사용자가 불법복제를 하는 시장이라면 이 같은 의견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시장상황에서 힘들어 하는 모바일 게임업계가 자칫하면 붕괴될 만큼 사태는 심각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와 통신사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SPC와 함께 외산 소프트웨어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정부가 정작 국내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사용자의 의식전환을 위한 계도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불법복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문제다. 보안에 있어 우리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기 전에 정부와 통신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불법복제로 인한 폐해가 확산돼 모바일산업 자체가 붕괴된 후에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얘기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장/나스카 오성민사장 smoh@nazc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