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의 포커살롱

승부의 흐름이란 참으로 오묘하다.

흐름이 좋을 때는 어려운 확률을 뚫고 원하는 카드가 들어와서 힘들이지 않고 행운의 큰 승리를 얻는가 하면, 반대로 나쁠 때는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라도 역전을 당하는 불운한 경우가 발생하고는 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승패가 갈리는 게임에서 승부의 흐름은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일류 실력자가 되려면 반드시 승부의 흐름이라는 변수를 잘 이용해 자기 편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자신에게 오지 않은 승부의 흐름을 자신에게 돌릴 수 있는 것일까.

승부의 흐름은 천기(天氣)에 해당한다. 승부의 흐름을 돌린다는 것은 천기를 돌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 천기를 돌릴 수 있으까마는,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기다리기만 한다면 이것 또한 승부사로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일류 승부사라면 승부의 흐름을 자신에게 돌리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 흐름이 안좋다고 느껴질 때 자리를 잠시 비운다든지, 게임 종목을 바꾼다든지, 좋은 패를 들고도 몇 판을 계속 드롭한다든지, 일부러 음료수를 엎질러 분위기를 환기시킨다든지 하는 식으로 포커 게임 실력자라면 누구나 나름대로의 방법을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행동이 효과를 가져다 줄 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지만 의외로 그러한 노력이 효과를 거두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통제실은 딜러의 실수나 플레이어들의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역할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목적은 속칭 ‘잘 나가는’ 플레이어의 승부 흐름을 바꿔 놓기 위해서라고 한다. 즉, 돈을 많이 따고 있는 플레이어의 게임운영을 온갖 시스템을 동원해 분석한 후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게임의 흐름을 바꿔 그 플레이어의 분위기를 가라앉힌다는 것이다.

승부가 걸린 모든 게임에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게임을 운영하는 테크닉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다. 테크닉은 노력에 의해 얻을 수 있지만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동물적인 감각이 있어야만 가능하기에 그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된다. 그래서 “테크닉을 아는 것은 은을 얻는 것이고, 흐름을 아는 것은 금을 얻는 것”이라는 말이 오래도록 포커게임의 명언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예전에 필자가 ‘포커, 알면 이길 수 있다.’라는 책을 냈을 때, 선배 중 한사람이 “머리 아프고 복잡하게 그런 이론을 일일이 다 어떻게 기억하느냐”며 “이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론 한두 가지만을 가르쳐 달라”던 기억이 문득 난다.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얘기하자면 이거다. ‘어떤 종류의 승부에서든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적게 하는 사람이 이긴다.’

<펀넷고문 leepro@7po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