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피부와 웃으면 초승달이 되는 눈, 그리고 반듯한 이마와 가지런한 눈썹에서 고전미와 현대미가 섞인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유리(24). 소녀라고 하기에는 너무 성숙한 느낌이고, 그렇다고 숙녀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앳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얼굴이 동안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그래서 성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더 노력하고 있죠. 지금 하고 있는 ‘부모님 전상서’의 성미 역이 많은 도움이 돼요.”
현재 그녀는 시청률 30%를 훌쩍 넘어 수개월 째 시청률 1위를 달리는 인기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에서 막내 딸 ‘안성미’ 역으로 출연 중이다. 연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꾼다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 “또 다른 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무렵에 이 작품을 만났어요. 작가 선생님은 물론 쟁쟁한 베테랑 선배님들과 함께 만드는 드라마라 그런지 연기자 이유리로서 남다른 작품이라 말하고 싶네요.”
과거 청소년 드라마 ‘학교 4’와 호러물 영화 ‘분신사바’에서 색깔있는 연기를 보여줬고, 이어 일일극 ‘노란손수건’과 최근 주말극 ‘부모님 전상서’에서는 그리 화려하지는 않아도 차곡차곡 한 단계씩 성장해가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주연은 아니지만 매번 개성이 깊게 배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방송가에서 ‘카멜레온 같은 연기자’로 통한다.
지난해부터 연이어 출연한 두 작품은 인기 고공행진을 벌여 방송가에 화제를 모았다. 그녀로서는 운도 따른 셈이지만 ‘이유리가 출연한 드라마는 뜬다’는 소문아닌 소문도 나돈다. 지난해 안방극장을 달군 일일극 ‘노란 손수건’이 그랬고, 올 상반기 최고 인기 주말극 ‘부모님 전상서’ 역시 30%의 시청률을 넘어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치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탁월한 감각을 발휘하는 듯 하다. 하지만 “저만 드라마에 나왔나요. 지금까지 운 좋게 멋진 작품만 만난 것 같다”며 다른 연기자에게 공을 넘긴다.
얼마 전에는 한류열풍을 타고 중국 진출을 제의받았다. 좋은 기회였지만 당분간은 촬영 중인 ‘부모님 전상서’에 올인하겠다며 미뤄둔 상태다. “한국에서 후속작도 생각해야 하고, 아직 할 일이 많이 있다고 판단해서요. 하지만 좀 더 큰 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은 즐거운 일이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해외에서 활동해보고 싶어요.” 한 템포 여유있게 생각하고 또박또박 말하는 스타일이다. 곧 이어 “꼭 이것만 하겠다고 정한 것은 물론 아니고요.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일일극이나 단막극, 미니시리즈 등 장르를 정하지 않고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면 어떤 역이든 맡고 싶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그녀는 요즘 ‘부모님 전상서’ 막바지 촬영에 밤을 새기 일쑤지만 피곤한 기색 한번 내비치지 않고 다음 작품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교복이 잘 어울렸던 도도한 고교생, 어리광 부리던 앳된 이유리의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다. 어느새 그녀는 봄바람에 가슴 설레이며 볼을 붉히는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