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슈퍼 히어로즈VS스트리트 파이터

캡콤에서 개발한 ‘스트리트 파이터 2’는 전세계를 지배한 격투게임이었다. 격투 게임으로는 최초로 리얼한 동작과 정교한 타격 타이밍, 캐릭터 간의 밸런스를 맞췄으며 6개의 버튼을 배열해 손, 발, 잡기 등 다양한 기술을 가능케 했다.

또 다소 과장된 면이 있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장풍이나 어류켄 등의 각종 기술을 포함시켜 유저에게 대리만족의 기쁨을 배가 시켰다.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인기는 가히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해 오락실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유저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쳤다. 한 국내 오락실은 전체 기기의 50%를 ‘스트리트 파이터 2’로 도배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는 세월 그 누가 막으랴!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인기는 점차 하락세를 보였는데 제작사 캡콤은 이를 조금이나마 더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외전을 개발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마블 슈퍼 히어로즈 vs 스트리트 파이터(이하 마블대스파)’다.

이 작품은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했던 캐릭터들과 미국 마블사에 소속된 만화 영웅 캐릭터들의 대결을 그린 대전격투게임이다. 여기서 마블 슈퍼 히어로즈라면 미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연재 만화의 초능력자들이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의 영웅들이 거의 전부 망라돼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캐릭터를 모으기는 불가능해 주로 ‘엑스맨’의 영웅들과 악당들이 게임에 등장한다. 북미 유저들에게는 생소한 동양 무술가로 구성된 ‘스트리트 파이터’를 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마블의 영웅들을 포함시켜 급조한 게임이었지만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특히 영화 ‘엑스맨’의 성공은 동양권에서도 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인기가 높은 편이었다.

이렇게 무술가들과 초능력자들의 대결은 오로지 게임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이 작품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였지만 캐릭터간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또 ‘스트리트 파이터’와 달리 너무 만화풍으로 디자인돼 사실적인 격투를 원하는 유저들은 외면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