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경품용 상품권 지정제도 변화 파장

문화부는 이번에 새로 마련한 경품용 상품권 지정제도 개선안을 통해 ‘딱지 상품권’을 근절할 수 있는 확실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로 구성된 금융권에서 자신들의 이해득실을 따져 철저한 사전 심사를 통해 지급보증을 해 줄 것이 분명한 때문이다. 또 다소 시기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이를 통해 큰 잡음 없이 건전한 경품용 상품권 유통질서가 자리를 잡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부가 기선정 상품권에 대한 인증을 전면 취소하고 새로운 지정제도를 마련하면서 당초 7월로 예정했던 딱지상품권에 대한 단속 시기가 한달반이나 늦춰지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의 최대의 수혜자는 단속 대상인 ‘딱지상품권’ 발행 및 유통사들이 된 셈이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딱지상품권 발행사별 유통 규모가 매월 억단위를 훌쩍 넘어서는데 이처럼 단속 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한동안은 계속 유통할 수 있다는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며 “그동안 정부정책만 믿고 따라온 정상적인 발행사들과 게임장업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상적인 상품권의 경우 액면가가 5000원이면 유통가는 4750원 정도인데 반해 딱지상품권은 30∼40원에 유통이 되면서 게임장 업주가 챙길 수 있는 마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아직도 경품게임장에서는 딱지상품권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조치는 이밖에도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키우는 동시에 그동안 믿어왔던 대형 상품권 업체들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1차로 선정된 22개 상품권 가운데는 이름만 들어도 알정도로 공신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온 상품권이 많았음에도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과 적자로 인한 부실 등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정이 취소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이같은 파장에도 불구하고 문화부가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은 것은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견해가 적지않다. 사실 문화부가 상품권 지정제도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딱지상품권과 관련한 민원이 수천건이나 접수될 정도로 빗발친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김용삼과장은 “상품권의 경우 엄청난 반발과 루머, 협박 등이 이어질 것을 뻔히 알지만 아케이드게임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 각오를 하고 손을 댄 것”이라고 이야기해왔고, 이같은 우려는 최근 현실로 나타나면서 담당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이런 저런 문제에 부딪혀 속앓이를 해야하는 문화부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상품권처럼 복마전을 형성하고 있는 부분에 손을 대면서 이권에 혈안이 돼 있는 업체들의 농간에 놀아나기 않기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시간을 가지고 진행했어야 한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딱지상품권’은 한마디로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칩’과 같은 환전도구로 사용되는 상품권을 말한다. 사행성 조장을 방지하기 위해 경품게임기에서 제공하는 경품의 한도를 제한한 현행 아케이드게임 관련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환전용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별도의 가맹점이 없고, 외부 유통이 불가능하다. 정상적인 상품권이 5000원에 유통되는 반면 딱지상품권은 경품게임장을 대상으로 30∼40원 정도의 헐값에 거래된다. 이런 상품권은 지급 준비금 없이 상품권만 찍어낸 것이라 사후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이같은 딱지상품권은 대부분 게임장 내부 또는 인근에 설치된 환전소에서 10% 정도의 금액을 수수료로 떼고 환전이 가능하다. 이 수수료는 딱지상품권 발행사와 게임장의 수익으로 배분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유통되는 상품권 시장규모는 수십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가 상품권 지정제도를 추진한 것은 이같은 상황을 토대로 밀려드는 각종 민원과 로비 의혹에 따른 것이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