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움추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뛰는 법이잖아요.”
싸이닉소프트(대표 김종완)는 5년차 게임개발사다. 지난 2000년 출범한 이후 줄곧 온라인게임 개발에만 매달려왔다. 하지만 아직 데뷔작은 없다.
이런 저런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누구보다 신중하게 시장 진출을 타진해왔기 때문이다. 산전수전을 겪은 개발자들은 이왕 만들면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며 연신 각오를 다졌다.
그러던 이들이 마침내 ‘올인 프로젝트’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름하여 ‘풍류공작소’. 범상치 않은 타이틀명처럼 신개념 MMORPG를 표방한 이 게임은 내년 초 출시된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대물낚시광’으로 유명한 게임 1세대 정재영씨가 개발을 직접 맡아 단번에 ‘다크호스’로 급부상중이다.
# 5년간 값비싼 수험료
싸이닉소프트는 그동안 2개의 게임 개발을 추진했다. 하나는 메카닉 로봇을 소재로 한 MMORPG였고, 또 하나는 성인 유저를 타깃으로 한 하드코어 온라인게임이었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아직 미완이다. 하나같이 시대를 너무 앞서갔기 때문이다.
5년전 처음 개발에 착수한 메카닉 온라인게임의 경우 소재는 매우 참신했지만, 대중성이 없었다. 성인용 하드코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들 게임은 중도에 개발을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파격적인 소재와 장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시장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앞서간 겁니다.”
김종완 사장은 그동안 참신하면서도 흥행성까지 갖춘 게임 개발을 위해 값비싼 수험료를 치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본격 개발에 착수한 ‘풍류공작소’는 이같은 고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성인용 MMORPG를 표방하는 ‘풍류공작소’는 이름 그대로 게이머들이 풍류를 만끽할 수 있는 ‘사이버 무릉도원’을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 게이머들이 원하면 무엇이든 소유할 수 있는 다소 도발적인 시스템을 이 게임에 담을 예정이다.
김 사장은 “5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덕분에 개발자들의 내공이 쌓일 대로 쌓였다”며 “개발에 착수한 지 1년만인 내년 초쯤이면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베테랑 개발자가 최고의 자산
싸이닉소프트의 최대 강점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개발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풍류공작소’ 개발을 총괄하는 정재영 CTO는 이미 PC게임 ‘대물낚시광’으로 한국 게임산업의 기틀을 다진 주인공이다.
또 40여명의 개발자는 크고 작은 온라인게임 개발에 참여했던 5년차 이상의 개발자들이 대부분이다.
한편의 애니메이션과 같은 그래픽 연출을 위해 ‘매트릭스’ ‘로봇태권브이’ 등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던 원화작가도 ‘풍류공작소’ 개발에 투입됐다.
현재 8개월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플레이가 가능한 ‘알파버전’까지 개발한 것도 손발이 척척 맞는 베테랑 개발자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MBA를 밟고 귀국한 뒤 한동안 온라인게임 ‘애쉬론즈 콜’에 푹 빠지면서 직접 게임 개발에 나섰다는 김 사장은 “5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물으면 머쓱해지지만 든든한 개발진을 보면 저절로 배가 부르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CEO에서 개발자로 다시 돌아온 감회는.
- 난 항상 개발자였다. 타프시스템 CEO시절에도 개발 현장에서 떠난 적이 없다. 어쩌면 다시 전공으로 복귀한 셈이다.
▲ ‘풍류공작소’는 어떤 게임.
- 현재의 문명이 멸망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팀펑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게임은 3D 카툰렌더링으로 제작돼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게임은 전투보다 ‘게임 속 생활’이 차별화 포인트다.
▲ 어떤 콘텐츠가 다른가.
- 일단 그래픽이다. 카툰렌더링이지만 성인을 위한 한편의 애니메이션처럼 구성될 것이다. 그렇다고 섹시코드를 가미한 그래픽은 아니다. 잘 만든 애니메이션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시스템에는 게이머들의 ‘소유본능’을 자극할 것이다. 자동차, 집, 액세서리 등 현실세계에서 갖고 싶은 것을 게임을 통해 가지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도록 하겠다. 게임명처럼 사냥과 생산활동으로 얻은 돈으로 게이머들이 마음껏 풍류를 누리도록 할 생각이다.
▲ 개발 일정은.
내년 2월쯤 클베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픈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