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간 역무 논쟁이 장기화되면서 단문메시징서비스(SMS) 시장의 왜곡이 심화돼 정산 원칙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용 SMS 시장은 무선데이터사업자, 기간통신사업자, 이동통신사 등 각 사업자 간 무선역무 논쟁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사업별 정산 기준이나 방식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다. 사업자에 따라 SMS를 무료화하는가 하면 8원, 11원 등 정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원가 기준이 다르다 보니 업체 간 경쟁 환경도 차별요소로 인해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들과 정상적으로 계약을 하고 기업용 SMS 사업을 하는 중계 사업자들은 도리어 자신들이 불리한 조건에 처했다며 불공정 경쟁에 대한 불만을 강력히 제기하는 실정이다.
◇혼란스런 정산 방식=무선역무 논쟁을 벌이고 있는 무선데이터사업자와 이동통신사는 지난해 잠정 합의를 통해 일정물량에 한해 SMS 발송에 대한 무정산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에어미디어, 리얼텔레콤, 한세텔레콤 등의 무선데이터 사업자는 올 연말까지는 발송 원가가 제로인 상태다. SMS를 놓고 이통사와 역무 논쟁을 벌이는 KT도 정식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정산을 유보한 상태다.
반면 정상적으로 이통사와 계약을 하고 SMS 사업을 펼치는 기간사업자나 중계사업자들은 웹투폰은 건당 11원, 폰투폰은 건당 8원의 기준을 따른다. 기준과 적용 방식이 이처럼 다르기 때문에 각 사업자가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불공정 경쟁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실제로 이통사와 정식 계약을 하지 않은 KT는 금융권 등에 SMS를 공급하며 타사업자들의 기본 원가인 건당 11원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통사와 관계를 맺다 보니 출발선부터 다른 불공정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특히 비정상적인 가격 적용이 장기화되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펼치는 업체들이 도리어 시장에서 밀려나는 왜곡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풀리지 않는 역무 논쟁=SMS를 둘러싼 정산이 이처럼 혼란스러운 것은 통신사업자 간의 역무논쟁이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데이터사업자와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SMS 역무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 왔다. 양측은 한시적으로 일정물량에 대해 정산하지 않는 원칙에 합의했으나 내년 이후의 기준은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KT와 이통사 간의 역무논쟁도 풀리지 않는 숙제다. KT는 SMS가 기간통신 역무의 부가서비스라고 판단, 망연동 차원에서 웹투폰과 폰투폰 모두 건당 8원의 정산이 옳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SMS가 부가통신 역무의 부가서비스이기 때문에 KT도 타사업자처럼 웹투폰은 11원, 폰투폰은 8원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양측의 계약이 미뤄지면서 이통사는 임시적으로 KT의 월 SMS 발생 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콜 제한은 궁극적으로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책임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간 역무논쟁이 해결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부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업자 간의 자율 해결만을 강조할 뿐 역무논쟁에 대한 해석을 유보중이다.
SMS 업계의 관계자는 “무정산, 계약 유보, 콜 제한 등 비정상적 조치가 가중되면서 시장 왜곡이 심해지고 SMS 산업의 발전도 지체되고 있다”며 “무선인터넷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시급히 역무논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사업자들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