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실확인자료` 보관 1년 의무화

통신비밀보호법(이하 통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25일 공포돼 개정된 통비법과 함께 27일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앞으로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이동·국제전화의 경우 1년, 시내외 전화는 6개월, 인터넷 로그 기록은 3개월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다만 국가정보원의 도·감청 사건으로 새삼 논란이 된 통신사업자의 감청설비 의무 제공은 법무부가 관련 조항을 자진 삭제,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국정원 사건은 국가기관이 법(통비법) 절차를 무시하고 사실상 도청을 감행한 것으로 국회를 중심으로 권리 강화를 위한 제도 보완이 본격화되고 있는 반면, 정부 측은 수사기관의 감청을 합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움직임이어서 논란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통비법 재개정’ 요구 봇물=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희정 의원(한나라당)은 24일 불법감청설비탐지사업자의 탐지활동 결과를 정통부에 의무 보고토록 하는 내용의 통비법 개정안을 10여명의 동의를 얻어 발의했다.

 개정안은 불법감청설비탐지사업자의 등록에 관한 규정만 담고 있는 현행법에 사업자가 불법감청설비 탐지활동 결과에 대해서도 정통부에 보고하도록 의무 규정을 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민간에서 일어나는 불법감청을 주무부처가 확인할 수 있어야 국민 불안이 해소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영선 의원(한나라당)도 통신기관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내용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최용규 의원(열린우리당)은 공공이익에 관한 것이면 도청 내용을 공개하더라도 처벌하지 말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감청장비 의무 제공, 여전히 ‘불씨’=당초 지난 6월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 21조 5항에는 ‘통신사업자 협조의무’와 관련해 ‘통신사업자는 통신제한조치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에 필요한 설비, 기술, 기능 등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국정원의 ‘X파일’ 사건이 터지자 법무부 측은 최근 부랴부랴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법무부 측은 이에 대해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는 조항을 하위법에 명시하는 절차상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라며 “오해는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정통부 역시 최근 국회 보고에서 합법적 감청을 지원하는 것이 낫다는 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빚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같은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정통부 한 관계자는 “시기가 민감할 뿐이지만 장기적으로 사회적 동의만 있다면 미국의 칼레아법처럼 통신사업자가 수사에 협조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통사업자들의 의견은 상당히 다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기관이 불법을 자행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마당에 이통사가 나서서 지원한다면 신뢰도는 함께 떨어지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