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인 네오위즈가 표절문제로 법정에 설 전망이다. 문제가 된 게임은 최근 네오위즈가 자사의 게임포털인 ‘피망’을 통해 서비스에 나선 ‘가리봉 호떡집’이라는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컴투스는 네오위즈의 ‘가리봉 호떡집’이 자사의 ‘붕어빵타이쿤’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컴투스측은 네오위즈가 ‘가리봉 호떡집’의 서비스를 즉각 중지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키로 했다. 만약 법정에서 ‘가리봉 호떡집’이 ‘붕어빵 타이쿤’을 표절한 것으로 판결될 경우 네오위즈는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기업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위즈가 그동안 ‘깨끗한 경영’을 강조해 오면서 정도를 걸어가고 있다고 장담해 왔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법정 소송을 위해 최근 변호사를 선임, 법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조만간 네오위즈에 서비스 중지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반응이 없을 경우 법원에 제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네오위즈측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이번 ‘가리봉 호떡집’을 둘러싼 표절시비는 법정분쟁으로의 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표절시비는 지난달 말 네오위즈가 자사의 게임포털인 ‘피망’을 통해 ‘가리봉 호떡집’이라는 온라인 경영시뮬레이션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시작됐다.
게임을 접해본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붕어빵 타이쿤’과 너무 흡사해 ‘표절이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두 게임을 비교해 보면 콤보기능이나 아이템 활용방법 등이 엇비슷하다는 내용이었다.
# ‘표절이다’ ‘아니다’ 입장 차이 분명
이에따라 컴투스는 ‘가리봉 호떡집’에 대한 분석에 나섰고, 게임의 소재가 붕어빵에서 호떡으로 바뀐 점과 게임 플랫폼이 다르다는 점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게임 운영이나 규칙, 그래픽 등 대부분의 게임내용이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론에 따라 컴투스는 표절이 분명한 만큼 네오위즈측이 서비스를 즉시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렇지만 네오위즈는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가리봉 호떡집’과 ‘붕어빵 타이쿤’은 전혀 다른 게임”이라며 컴투스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양사간의 분쟁이시작됐다.
이와 관련 컴투스의 박지영 사장은 “그동안 네오위즈가 타사 게임을 표절한 사례가 없어 어떤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나성균 사장과 직접 만나 해결할 생각으로 협의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네오위즈가 계속 우리의 요구를 묵살한 채 서비스를 계속한다면 법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법정소송 이유를 밝혔다.
그렇지만 네오위즈측에서는 “컴투스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컴투스의 대화 요청 사실을 부인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또 “우리도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싶지만 만약 컴투스가 법정소송을 제기한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법대로 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양사가 모두 대화에 응할 의지를 보임에 따라 이번 표절시비는 원만히 해결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컴투스는 네오위즈에 서비스 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네오위즈는 표절이 아니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등 서로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의견이 좁혀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같은 상황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게임과 관련한 저작권이 제대로 된 법적보호를 받지 못하는 맹점을 이용해 표절을 정당화 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이번에 네오위즈가 표절시비에 휘말린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창작게임 저작권 지켜야
컴투스는 네오위즈와 벌이고 있는 표절시비는 단순히 자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창작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모든 게임업계가 당면한 문제라는 점을 들어 법정소송을 통해서라도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지영 사장은 “네오위즈 같은 대형 게임사 조차 이처럼 표절문제에 둔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다른 업체들은 어떻겠느냐”며 “이번 ‘가리봉 호떡집’ 문제는 게임업계 전체의 질서를 위해서라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 ‘붕어빵 타이쿤’을 온라인게임으로 컨버전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네오위즈가 ‘가리봉 호떡집’을 내놓으면서 계획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를 맞았다”며 “이처럼 창작게임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아무도 창작게임을 개발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작게임을 보호하는데 앞장을 서 줘야할 대기업에서 오히려 남의 게임을 표절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네오위즈는 법적인 책임을 따지기 전에 먼저 양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네오위즈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 문제 없으니 법대로 하겠다
네오위즈의 입장은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는 만큼 ‘법대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가리봉 호떡집’은 경영시뮬레이션 장르에 맞춰 기획됐기 때문에 같은 장르인 ‘붕어빵 타이쿤’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며, 실제로는 온라인게임 기술을 적용해 새로 개발한 것이라 설사 게임의 규칙이나 방식은 비슷할지라도 법적으로는 ‘붕어빵 타이쿤’과는 전혀 다른 게임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와관련 네오위즈 관계자는 “우리는 ‘가리봉 호떡집’이 표절작품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컴투스와 얼마든지 대화에 나설 용의는 있지만 서비스 지속 여부와 관련해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법정분쟁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법률검토를 마친 상황”이라며 “양심적으로 꺼려지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법적으로는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