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비시` 당당하게 뜬다

`리퍼비시` 당당하게 뜬다

 최근 일부 정보가전 업체와 서울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리퍼비시(Refurbished)’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리퍼비시란 하자가 있는 물건을 수리해 재판매하거나 전시품, 반품 물건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완벽하게 수리를 하더라도 흠이 있던 제품에 대해 소비자 거부감이 강해 리퍼비시가 외면을 받아 왔으며 또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유통 업체들이 신품으로 속여 파는 일도 적지 않아 리퍼비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없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최근 음성적으로 영업을 해오던 리퍼비시를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양성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캐논 카메라 수입사인 LG상사는 리퍼비시 제품을 정식 유통하기 위해 올 초 용산에 지정점을 마련했다.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 포장에도 리퍼비시 제품임을 표시하며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과 같이 1년 무상 보증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니콘 카메라 수입사인 아남옵틱스 역시 리퍼비시 제품을 정식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소니코리아는 이달 초 처음으로 리퍼비시 노트북을 일부 회원에게 판매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또 리퍼비시 제품을 신품으로 둔갑 시킨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용산의 유통점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나와 정세희 팀장은 “2002년 리퍼비시 제품이 신품으로 대량 유통돼 큰 혼란이 있었는데 최근 판매점들은 리퍼비시 제품을 정확히 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리퍼비시에 대한 공급자와 수요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 제품만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사이트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퍼비시 ‘약일까 독일까’ =리퍼비시 제도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양판점·할인점·홈쇼핑 등 대형 유통채널이 부상하면서 반품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남옵틱스 관계자는 “남대문에서 카메라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카메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신중히 결정하기 때문에 환불이나 반품 요구가 적지만 홈쇼핑, 대형 할인점은 소비자들이 충동구매하는 경향이 강해 리퍼비시 제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퍼비시는 소비자에게 가격 이점을, 업체에는 제고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곳이 적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LG상사 같은 경우는 신품과 똑같이 1년 무상 AS를 제공하지만 리퍼비시로 판매되는 제품의 대부분이 아직은 정식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해외로 AS를 보내야 하거나 유상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다나와 측은 “리퍼비시가 새로운 시장으로 탈바꿈 하고 있지만 국내 공식 수입사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 많아 사후 서비스가 불안할 수 있다”며 “리퍼비시를 구매할 때는 유통 경로와 서비스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사진: LG상사는 카메라 포장에 스티커를 붙여 ‘리퍼비시(Refurbished)’ 제품임을 알리고 있다. 매장에 진열된 카메라에 경고문이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