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보조금 지급 금지 연장 여부가 하반기 통신시장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그동안 물밑에서 치열한 여론전을 펼쳐왔던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종전의 강경한 태도에서 다소 선회, 법 개정을 앞두고 극적인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정책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정통부도 큰 틀에서 ‘예외조항을 전제로 한 보조금 지급금지 연장’이라며 현상유지 전략을 취하는 데다, 일부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적절한 타협점 찾기를 시도하는 움직임이어서 보조금을 둘러싼 진통은 예상 외로 빨리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13일 “아직 공식적으로 내부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방향을 거스를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면서 “최소한의 조건만 충족한다면 보조금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LG텔레콤의 방침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보조금 지급 금지 연장과 예외조항을 두는 게 여론이라면 그것도 인정할 수 있고, 예외조항의 기준에 LG텔레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도 좋다”면서 “다만 추후 그 기준을 어겼을 때는 모든 사업자가 동일한 처벌기준에서 제재를 받을 장치는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조금 위반에 대한 현행 통신위원회의 과징금 기준(매출액)과 신세기통신 합병인가조건 등에 의해 SK텔레콤은 가중처벌을 받는 제재 관행만 개선된다면 어떤 형태의 예외조항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 기존 보조금 규제 완화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보조금 지급 금지 연장을 강경하게 주장했던 LG텔레콤도 항간에 떠돌고 있는 ‘2년 이상 장기가입자의 허용’안은 수용할 수 없지만 단말기 출고가의 20% 내에서는 허용할 수 있다는 내부 방침으로 돌아섰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공식적인 방침은 정리하지 못했지만 차라리 단말기 출고가의 20%라는 명확한 기준을 만든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그게 아니라면 번호이동성 제도와 마찬가지로 보조금 허용도 시차제를 적용해 LG텔레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단말기 평균 출고가를 50만원 정도로 볼 때, 20%는 10만원 선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지금까지 통신위의 통상적인 단속기준에도 비교적 부합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현장에서는 관행상 사업자의 판매촉진비(리베이트)와 제조사의 장려금, 대리점의 유통마진이 합쳐져 보조금 형태로 뿌려지는 상황이어서 20% 한도의 보조금 허용은 결국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금지를 연장하되 예외적인 허용기준을 위반할 경우 동일한 처벌기준으로 제재하는 것이나 보조금 허용 시차제를 도입하는 것 모두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 않느냐”면서 “법 개정의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과기정위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몇 가지 타협적인 조건을 전제로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연장을 의원입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정부·국회·사업자 간의 접점이 빠르게 모색되고 있는 분위기다. 여당 소속 한 의원은 △통신위 과징금 관련 제도 개선 △통신위 조사 역량 강화 △과기정위 내부의 의견 조율을 전제로, 현행 보조금 지급 금지 조항의 2∼3년 연장을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키로 하고 정통부와 협의중이다.
서한·김용석기자@전자신문, hseo·yskim@